울산숙련기술인협회, LED 교체 봉사 펼쳐_“장인의 손길로 장애인 체육 현장 환하게”
[뉴스21 통신=최세영 ]울산 지역의 최고 숙련기술인들이 자신의 전문 역량을 발휘해 지역 장애인들의 체육 활동 환경을 개선하는 뜻깊은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단순한 물품 기부를 넘어, 기술인의 자부심을 담아 안전하고 밝은 환경을 조성한 현장이다.지난 3월 14일 오후,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중로146번길 10에 위치한 울산장애인체육관에는...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는 이제 낯설지 않다. 과거에는 정부 보고서나 학술 논문에서나 접하던 용어였지만 지금은 지역 주민들의 일상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쓰인다. 특히 경북 의성군처럼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농촌 지역에서는 이 단어가 단순한 통계를 넘어 실생활의 위기로 다가온다.
실제로 의성군의 인구는 1965년 약 21만 명에서 현재 5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마저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45% 이상을 차지한다. 학생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학교들은 폐교 위기에 놓였다. 1980~90년대만 해도 학생과 주민들로 북적이던 도리원시외버스터미널은 2024년 1월, 마지막 버스를 끝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텅 빈 논밭, 조용해진 마을. 지금 우리가 말하는 ‘지방소멸’은 바로 이런 풍경을 가리킨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간 청년 귀농, 창업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살 집’은 지었지만 ‘함께 살아갈 사람’은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왜 만나지 않고, 왜 가정을 꾸리지 않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지방소멸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출산율 저하는 혼인율 저하에서 비롯되며, 이는 다시 만남의 부재로 이어진다. 농촌에는 젊은 층 자체가 희소할 뿐 아니라, 이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도 거의 없다. 귀농을 결심하더라도 결혼 상대를 찾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많은 이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전에 삶의 동반자를 만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히 주거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관계’를 설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새로운 구상이 바로 ‘오작교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결혼정보 프로그램이 아니라, 의성군의 생존을 위한 구조적 실험이다.
오작교 전략의 핵심은 ‘관계 기반의 인구 회복’이다. 지역 내 미혼 청년과 해외 청년 간의 만남을 행정이 적극적으로 매개하고, 이를 통해 결혼–출산–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남미 등 농촌 친화 국가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문화 교류와 맞춤형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한 명의 청년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세 명이 되는, 직관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인구 회복 모델이다.
물론 이 전략은 결혼을 강요하거나 외국인을 단순히 도구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관계를 통한 공동체 형성’과 ‘상호 존중에 기반한 안정적 정착’에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거, 교육, 보육, 문화 등 실질적인 정주 인프라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언어·문화 교육, 공동육아 커뮤니티, 신혼부부용 공동주택 등이 그 예다. 오작교 전략은 단지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가는 기반’을 함께 설계할 때에만 성공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일본 야마구치현과 시마네현 등 농촌 지역에서는 국제결혼 매칭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베트남·우즈베키스탄·필리핀 출신 여성들이 결혼을 통해 정착하고 가정을 꾸린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직면한 이들 지역이 택한 현실적 대안은, 한국 농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역시 이민청,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협력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전략이다.
무엇보다 의성군은 대구경북신공항이라는 국제적 인프라와 연계되어 있어 글로벌 접근성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 ‘신(新)의성인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국제 가족 공동체를 유치하고, 농촌을 ‘가정이 만들어지는 땅’으로 전환할 수 있다. 나아가 칠석 페스티벌, 다문화 소셜링 데이, 가족 정착 체험캠프 등 문화 프로그램을 연계해 관계–혼인–출산–정착이라는 흐름을 정책 루프로 설계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지방 재생이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우려도 목소리도 있다. 다문화 수용에 대한 지역 사회의 불안, 지역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를 감내할 용기’다. 사람이 없는 땅에 도로와 건물을 세운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제는 행정이 ‘사람이 만나는 구조’를 책임지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지방소멸의 본질은 인프라 부족이 아니라 ‘관계의 소멸’에 있다. 그리고 그 관계를 복원하는 일은, 더 이상 민간의 몫이 아닌 공공 정책의 영역이 되어야 한다. 오작교 전략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머무는 도시를 넘어, 사람이 태어나는 도시. 의성군이 그 첫 번째 성공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조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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