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이 ‘조국해방의 날’로 부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평양 해방탑을 찾아 헌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동지가 조국해방 80돌에 즈음해 8월 15일 해방탑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쏘련군 렬사들의 공적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화환을 자신의 명의로 바쳤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두 나라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해 세기를 이어 다져진 불패의 조로(북러) 친선은 앞으로 더욱 굳건히 강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평양 해방탑은 1945년 북한 지역에서 일본군을 몰아내다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기념물이다. 러시아 측은 당시 약 4만 7천 명의 소련군이 전사하거나 부상했다고 주장한다. 김 위원장이 광복절 당일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6월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이후 가까워진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러시아 사절단과 함께 평양체육관에서 문화공연을 관람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문화성 부상,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광복절 전날인 14일에도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경축대회에 참석해 러시아 측 인사들과 나란히 공연을 관람했다. 이틀 연속 밀착 행보를 통해 북러 관계 강화를 과시한 셈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라며 화해의 메시지를 내놨지만, 김 위원장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친 푸틴’ 성향으로 알려진 러시아 가수 샤먼(본명 야로슬라프 드로노프)이 ‘나의 러시아’, ‘일어서리’ 등 애국주의 노래를 불렀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의 벗들과 함께 공연을 봤다”면서 “북러 친선에 특색 있는 기여를 한 러시아 예술인들의 평양 방문 공연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사절단은 같은 날 저녁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