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1980년대 충무로 성폭력 다룬 '애마' 이하늬, "시대 관통하는 이야기"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8-27 21:10:47

기사수정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을 그린 시대극이다. 여배우를 성적으로 소비하고 노출을 강요하는 영화계에 반기를 든 톱스타 희란과 신인 신주애(방효린)의 삶이 극의 뼈대를 이룬다. 이하늬가 맡은 희란은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더 이상의 노출은 없다”고 선언하지만, 전속 계약에 묶여 원치 않게 '애마부인'의 조연으로 출연하게 된다. 주연으로 발탁된 주애와 첫 만남은 껄끄러웠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폭압적인 현실에 눈을 뜨면서 서로를 지지하고 구하는 관계로 나아간다.


‘충무로의 끝물을 경험한 세대’라는 이하늬는 “어떤 식의 폭력은 계속 반복되면 굳은살이 박인 것처럼 ‘아파요’라고 표현하는 것조차 하찮은 일처럼 느껴지게 한다”면서 “저 역시 신인일 때 그런 일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고, 배우를 대하는 태도에 놀란 적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단순히 그 시절 충무로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애마는 80년대 투쟁 역사의 한 조각을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부당함과 투쟁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사실은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극 말미 용기 있는 폭로에 나서는 희란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하늬는 “희란은 그 시대의 ‘가진 자’로, 지키기 위해 침묵했다. 하지만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노라 선언하고 변모한다”며 “시대마다 그런 인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 점이 희란에게 너무나 매료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배우로서 자신의 모습이 희란과 겹쳐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극 중 거장 영화감독(김종수)에게 차기작에 출연시켜 달라며 애원하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그는 “저 역시 항상 ‘이 작품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해 절박하다”며 “진짜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희란의 갈망과 절박함이 너무나 짠하고 이해됐다”고 했다.

만삭의 몸으로 짐볼에 앉아 인터뷰를 이어나간 이하늬는 24일 둘째를 출산하며 두 딸의 엄마가 됐다. 그는 부모가 된 이후 방어적이었던 태도가 ‘무장해제’되면서 일순 연대감이 생기는 경험을 했다면서 보다 포용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애마 또한 시청자들이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오늘을 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고 답해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습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고 총동문 한마음 축제…79년 전통 잇는 ‘자부심의 장’ 충북 제천고등학교가 개교 79주년을 맞아 18일 오전 9시부터 제천중학교 교정에서 ‘총동문회 한마음 축제’를 열었다. 본교가 개축 공사 중인 관계로 올해 행사는 제천중학교에서 진행됐다.행사장에는 엄태영 국회의원(제천고 25회), 김창규 제천시장, 이상천 전 제천시장, 전원표 제천·단양 민주당 지역위원장, 이찬구 제천발전...
  2. 강동구 어르신을 위한 문화복지를 펼치다 지난 10월 16일(목) 오전11시에 서울 시립강동실버케어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강동융복합복지네트워크(회장 김근희)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공연 [신나는 참여 뮤지컬] ‘심학규와 뺑덕이’ (구성/연출 장귀복)로 약 60여명의 어르신들과 관계자 20여명이 웃고 울며 박수와 환호 속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
  3.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4. 운정5·6동 행정복지센터 착공 김경일 파주시장(왼쪽 여덟번째)이 지난 15일 운정5동 행정복지센터 착공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파주시파주시는 지난 15일 운정5동과 운정6동에 새로운 행정복지센터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건립 공사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운정5동 행정복지센터는 사업비 262억원을 투입해 2027년...
  5. KB금융그룹/국민은행의 위법 & 불법행위, 아르헨티나 교민150여명이상, 20여년 피눈물과 고통외면! [뉴스21 통신=배석문 ]  <특별취재연재기사1>KB금융그룹/국민은행의 위법 & 불법행위, 아르헨티나 교민150여명이상, 20여년 피눈물과 고통외면!최고경영진의 공식진상조사착수결정 회피는 직무유기!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될 금융기관의 적폐!● 금융감독원 역시 관리감독부실과 계속되는 직무유기 및 소극행정 ● 국민주권정부 철학...
  6. 중구 어르신 가족사진 무료 촬영봉사 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중구자율방범연합대(대장 이종혁)는 지역사회의 따뜻한 나눔 실천과 어르신 공경 문화 확산을 위해 2025년 10월 18일(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중구자율방범연합대 사무실에서 ‘중구 어르신 가족사진 무료 촬영봉사’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봉사는 중구에 거주하는 어르신 20가족을 대상으로 무료 가족사...
  7. 영남지역 대형산불 피해지 신속하고 완성도 높은 복구방안 논의 영남지역 대형산불 피해지 신속하고 완성도 높은 복구방안 논의- 산불피해 복원·복구 추진단 3차 추진 상황 점검 회의 개최 -산림청(청장 김인호)은 정부대전청사에서 지난 3월 발생한 영남권(경북·경남·울산·대구) 대형산불 피해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조속한 복구를 위해 산불피해 복원·복구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