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가 외식사업가 백종원 대표와의 동행에 선을 그었다. 지난해 첫 수산 먹거리 축제 ‘어부장터’를 주관했던 (주)더본코리아를 올해 행사에서 사실상 배제하며, 주관사 자리를 (주)엘지헬로비전에 넘겼다.
통영시는 지난달 공개 입찰을 통해 엘지헬로비전을 ‘2025 통영어부장터축제’ 대행사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8억700만 원으로, 행사 기획부터 홍보·마케팅, 현장 운영까지 모두 맡는다. 축제는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도남동 트라이애슬론광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결정은 사실상 백종원 흔적 지우기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어부장터는 사흘간 30만 명을 모으며 흥행했지만, 준비 부족과 미숙한 현장 관리로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댓글 사과’로 버티던 백 대표는 뒤늦게 사과 영상을 게재했지만, 여론은 냉담했다.
더본코리아와 관련된 구설이 이어지자 통영시의회 안팎에서도 “또 맡길 경우 흥행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 관계자는 “여론도 문제였지만, 전문가가 보지 않아도 제안서 완성도가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통영시는 당초 축제 예산을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증액(12억2200만 원)하며 더본코리아에 맡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과 의회 반발 속에 공개 입찰로 선회했고, 결국 더본코리아는 탈락했다.
갈등은 축제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통영시는 지난해 더본코리아와 체결한 외식산업 업무협약(외식산업개발원 설립, 수산식품 특화마을 조성 등 총 284억 원 규모)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더본코리아 측도 예전만큼 적극적이지 않다”며 “기본 구상은 유지하되 사업 파트너는 새로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