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핵잠수함 [사진=KBS뉴스영상캡쳐]
러시아가 최근 북한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에 들어가는 원자로를 제공했다는 첩보가 군 당국에 포착됐다.
17일 국방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최근 러북 군사협력 강화는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상반기 북한에 SSN용 원자로 모듈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전문가들은 북한의 자체 기술력만으로는 SSN 개발에 2~3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러시아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개발 기간은 더 단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SN은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으로, 디젤 엔진 기반 잠수함에 비해 소음이 적고 작전 기간이 길어 기습 공격에 최적화된 전략 자산이다. 한국은 한미 원자력협정으로 개발이 제한돼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에 최정예 군인 1만4000여 명을 파병한 대가로 핵잠 기술과 신형 전투기 기술 이전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SSN 확보 이후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 개발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제8차 당대회 이후 빈약한 해군력을 보완하기 위해 잠수함 기반 미사일 개량과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동시에 추진해왔다”며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북한 해군의 핵무장화, 해상 핵무기 플랫폼 확장이 본격화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3월 노동신문을 통해 SSN 개발을 공식 주장했다. 당시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점검했다고 전하며,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핵 잠수함 및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과업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SSN과 SSBN 확보에 근접할 경우, SLBM 기습 발사로 우리 안보가 상시적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며 “향후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양상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