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지역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21 통신=추현욱] 정부가 2년간 약 8900억원을 투입해 인구감소지역 7개 군을 대상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이지만 앞서 ‘포퓰리즘’ 논란이 뒤따랐던 사업이어서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다른 지역에서도 제도 도입을 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경기 연천·강원 정선·충남 청양·전북 순창·전남 신안·경북 영양·경남 남해 등 7개 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은 내년 초부터 2027년 말까지 진행된다. 대상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매달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구조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위한 소득·연령 제한은 없다. 내국인으로 구성된 4인 가구는 매달 6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이들 7개 군은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농식품부가 앞서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공모한 결과, 총 49개 군이 신청했다.
이번에 시범사업 대상으로 꼽힌 군들은 두 가지 유형(일반형, 지역 재원 창출형)으로 선발됐다. 일례로 지역 재원 창출형으로 뽑힌 신안군은 햇빛연금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는 모델을 검증한다.정부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충분한 검토 없이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국무회의 보고와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거쳐 예타를 면제해줬다. 총 사업비 500억원, 국비 300억원 이상 주요 국책사업은 예타가 의무화돼 있지만 이를 건너뛴 셈이다.
야당은 국정감사 기간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진 과정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집중 공격했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주 농식품부 국감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은 지방재정을 거덜내는 정책”이라며 “농어촌 기본소득과 관련해 정책 효과, 연구 검토 결과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 지자체의 재정 부담도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초 지자체가 예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범사업은 40%만 국비로 지원되고 나머지 60%는 광역 지자체(도)와 기초 지자체(군)가 분담한다. 2년간 투입되는 총 사업비 8867억원 중 국비는 3278억원, 지방비는 5589억원을 차지한다.
정부는 광역 지자체와 기초 지자체가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도록 권고했지만 기초 지자체가 부담하게 되는 비중이 더 큰 상황이다. 광역 지자체도 재정 여건을 이유로 지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범사업에 선정된 지역 중 재정 여력이 있는 연천군을 제외하고는 기초 지자체 부담 비중이 높다. 정선군은 광역·기초 지자체 부담 비율이 20%·80%다. 나머지 지역들도 대부분 이 비율이 30%·70%에 달한다.
이번에 시범사업에 선정된 기초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6.5%로 20%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낮은 신안군이 8.2%, 가장 높은 청양군이 21.6%의 재정자립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박성우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선정 과정에서) 재정 여력 평가를 충분히 했다”며 “재정 실현 가능성에 큰 문제가 없는 지자체들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범사업 효과 평가를 거쳐 농어촌 기본소득을 인구소멸위기지역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에 시범사업의 성과지표 체계와 분석 방법 등 평가 체계를 마련한다. 주민 만족도, 지역경제와 공동체 활성화 효과 등을 체계적으로 측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범사업을 거쳐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전국의 인구소멸지역으로 확산된다면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매달 20만원의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서는 매년 6조원의 중앙·지방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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