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관련 첩보를 입수해 8일 만에 주범의 신원을 특정했다”며 “현재 캄보디아 당국과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사진=SBS뉴스영상캡쳐.2025. 10. 13.)
캄보디아에서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된 20대 한국인 대학생 사건의 주범이, 지난해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의 총책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을 “국내 마약조직이 해외 폭력 네트워크로 진화한 중대한 사례”로 규정하며 긴급 추적에 나섰다.
국가정보원은 2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관련 첩보를 입수해 8일 만에 주범의 신원을 특정했다”며 “현재 캄보디아 당국과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확인된 주범은 2023년 4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집중력 강화 음료’를 미성년자에게 시음 행사 형태로 제공하고 금품을 갈취하려 한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다. 당시 이 사건은 청소년 대상 마약 유통 실태를 드러내며 사회적 충격을 준 바 있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외 범죄가 아닌 “국내 마약조직의 해외 확장형 범죄”로 보고 있다. 특히 해당 주범이 캄보디아에서 활동 중인 스캠(연애·투자 빙자 사기) 조직과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현재 캄보디아 내 스캠 범죄에 한국인 약 1천~2천명이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지 체포자 중 한국인은 57명으로, 상당수가 불법 온라인 사기와 폭력 행위에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에 기반을 둔 한국인 범죄조직의 확산과 청년층의 범죄 연루 문제에 대한 종합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외교부와 국정원, 경찰청은 캄보디아 현지 수사당국과의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관련자 송환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해외 범죄의 거점화’라는 새로운 범죄 양상을 보여주며,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와 국제공조 수사의 필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