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태백=서민철 기자]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의 1도 안 된다"며 "진짜 돈은 '등기 안 하는 멤버십 회원권'을 무제한으로 팔아서 벌고 있다"고 폭로했다.
A씨 증언을 토대로 태백 라마다 사태의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문제점들을 짚어봤다.
1. 문제의 핵심: '무제한 유령 멤버십'
A씨에 따르면, 실질적 운영자인 C씨는 1,910명의 등기 분양 외에 198만원, 298만원, 398만원 등 다양한 가격대의 '멤버십 회원권'을 무제한으로 판매해왔다.
문제는 이 멤버십의 실체다. A씨는 해당 멤버십이 '라마다 호텔&리조트' 전국 지점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판매되지만, 실상은 태백 라마다를 제외한 타 지점에서는 아무런 할인 혜택이 없다고 증언했다. 회원이 타 지점 예약을 요청하면, 예약실 직원이 '아고다' 등 일반 예약 사이트를 통해 대신 예약해주는 '예약 대행' 서비스가 전부라는 것이다. 이는 회원권이 없는 일반인도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로, 사실상 기만적 영업이라는 지적이다.
2. 수익 빼돌리는 '법인 분리' 수법
더 큰 문제는 수익 구조에 있었다. 제보자 A씨의 제보에 따르면 실제 운영자 C씨는 최소 3개 이상의 법인을 운영하며 수익을 분산·은닉했다.
라마다 태백 (현장 법인): 실제 호텔 운영을 맡는다. 고객 카드 매출 등 현장 수익이 이곳으로 잡히지만, 높은 인건비와 전기세, 그리고 회원들의 할인 이용 등으로 인해 '적자' 상태로 운영된다.
주식회사 라마다 (판매 법인): 등기 분양 및 멤버십 판매 수익금이 모두 이 법인으로 들어간다.
라마다 호텔 관리 (관리비 법인): 등기 분양자들에게 받은 관리비를 이 법인에서 수취한다.
결과적으로 돈이 되는 분양·멤버십 판매 수익은 C씨 소유의 '판매 법인'이 독식하고, 수분양자들이 지분을 가진 '호텔 법인'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게 된다. 수분양자들이 호텔 운영 적자로 인해 어떠한 수익금도 배당받지 못하는 구조적 함정이다.
3. '불안전판매' 부추기는 대리점 구조
이러한 멤버십 판매는 본사가 아닌 '대리점(지사)'을 통해 이뤄졌다. C씨는 '분양업자'들로 구성된 대리점들에게 100개, 1,000개 단위로 멤버십 카드를 대량으로 넘기고, 이 대리점들이 실제 고객 유치 및 '불안전판매'에 나서는 방식이다.
A씨는 "본사는 실질적인 서비스(예약 대행)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피하고, 실제 허위·과장 영업은 대리점들이 담당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4. 10년 뒤 빈손... '1,910명 등기'의 함정
기존에 알려진 1,910명 등기 분양 역시 계약서상 독소 조항이 숨어있다는 증언이다. A씨는 "10년 뒤 보증금 200만원을 돌려준다고 하지만, 환급증서에는 '현금 또는 유가증권, 숙박권'으로 준다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계약 시 5년치 관리비(약 200만원)만 선납했기 때문에, 10년이 도래하면 나머지 5년치 미납 관리비와 보증금을 상계 처리해 결국 분양자들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멤버십으로 유입된 고객 DB를 이용해 다시 '등기 분양'을 권유하거나, 아예 다른 호텔의 분양 상품을 판매하는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태백 라마다 사태는 단순한 '지분 쪼개기' 문제를 넘어, 법인을 분리해 수익을 은닉하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며, '예약 대행' 수준의 서비스를 '전국 멤버십'으로 포장해 무제한 판매하는 복합적인 사기 사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태백 라마다호텔의 실제 운영자인 C씨는 이 모든 의혹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