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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소비 30조원 넘어 - 내수 서비스업 경기는 악화 양인현
  • 기사등록 2017-05-06 10: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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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5일 사전 투표를 했다. 이날 오후 출발해 9일 귀국하는 인도네시아 발리행 티켓을 두 달 전에 샀다. 8일 하루 연차를 내서 4박5일 여행 스케줄을 짰다. 그는 “미리 항공권을 예매하면 숙박, 음식 등을 포함한 여행경비가 국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며 “3일 이상 휴일이 확보되면 국내보다는 해외여행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내수 소비가 위축됐다는 우울한 소식이 나오는 가운데, 역설적으로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거주자 국외소비지출(명목) 규모는 28조9299억원으로 전년대비 8.3%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주자 국외소비지출이란 내국인이 해외에서 소비한 음식, 숙박, 상품 구입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그만큼 해외에서 씀씀이가 커졌다는 의미다.


해외소비는 2002년 처음으로 연간 10조원을 넘었다. 2003년 카드 사태(-5.6%),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5.7%), 2011년 남유럽재정위기(-8.8%)를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세가 지속됐다.


올해에도 해외여행객 증가로 해외소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국자 수는 651만4859명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7.2% 증가했다. 직전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605만4833명)보다도 7.6% 늘어난 수준이다.


여름 휴가철이 보통 3분기에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해외여행객 증가 폭은 이례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민들의 해외여행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현상은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진 데다 저렴한 여행 상품이 늘면서 휴가나 명절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TV에서 해외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면서 관련 패키지 상품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외소비 지출 모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분기 기준 해외소비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지난해 3분기로 7조5274억원이었는데 여행객 수를 고려하면 올해 1분기 해외소비 규모는 이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5월, 10월 연휴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 연간 해외소비 지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간 해외소비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해외소비 규모가 15년간 약 3배 증가한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 117%를 상당폭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국내소비는 줄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관련 지출은 전기대비 1.2%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0.2%) 이후 4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며 감소 폭은 2008년 4분기(-4.8%) 이후 8년3개월 만에 최대치다.


또한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 여가 관련 소비도 전기대비 0.8%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여행객 감소로 관련 내수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내수 서비스업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 올해 1분기 서비스업 성장률은 0.1%로 2009년 1분기(0.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성장률이 2.0%로 2010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제조업 업황 개선으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9%를 기록했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자영업자 등 서민 경기와 밀접한 내수 소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위축된 내수 소비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긴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와 별개로 성수기 바가지요금 및 불친절한 서비스 개선 등 업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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