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순실씨(61)에게 동계스포츠 사업과 관련한 뇌물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선수 출신 이규혁씨(39)가 21일 법정에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공판에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전 전무이사인 이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38)의 중학교 선배인 이씨는 장씨의 부탁을 받고 영재센터의 전무이사로 활동했으며, 삼성이 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는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5년 7월25일 박 전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과 독대에서 영재센터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고, 이 부회장은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에게 이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씨를 상대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과 장씨의 진술을 탄핵하고,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은 이들이 주도했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했다는 진술은 틀렸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6월 재판에서 "장씨는 '김 전 차관이 삼성에 힘써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이씨의 진술조서를 제시하며 "영재센터 후원의 주체는 김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씨 측도 비슷한 논리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에 대한 공판에서 우 전 수석이 문체부에 부당한 인사개입 지시와 특별감찰반을 이용, 표적감사를 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된 증언을 듣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는 윤양수 전 문체부 스포츠산업과장은 2014~2015년 김종 전 2차관의 측근으로 활동하며 문체부 공무원에 대한 '살생부' 초안을 만들어 민정수석실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 측은 윤 전 과장을 상대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