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직장내 성범죄 신고 4년 새 2배 증가
  • 주정비
  • 등록 2017-11-08 10:02:50

기사수정
  • - 남성우월주의·갑질문화 탓




중소기업 A사에 다니던 이모(26·여)씨는 지난 8월 직장 상사 김모(37·남)씨로부터 “옷 입은 모습이 섹시하다. 같이 자고 싶다”는 성희롱을 당했다. 불쾌감을 느낀 이씨는 불쾌한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씨는 이후 회식 자리 등에서 이씨의 손과 어깨를 만지는 등 성추행까지 일삼았다. 이씨는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김씨를 신고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직장내 성희롱 신고는 해당 지역 고용청이 접수한다.


한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직장내 성폭력 문제가 표면화하면서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와 성의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동료로부터 성폭행, 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고 이를 고용부(고용노동청)에 신고한 여성 근로자는 한해 5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신고건수는 매년 증가추세다.


연도별 직장 내 성희롱 신고는 2012년 263건에서 2013년 370건, 2014년 519건, 2015년 522건, 2016년 556건이다. 4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성희롱은 성폭행과 성추행 등 물리적 압력 뿐 아니라 말을 통해 불쾌감과 모욕감을 주는 행위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9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6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폭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응답은 624명 중 14.5%에 달했다.


‘폭력을 당한 후 어떻게 대응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0.5%가 ‘이직 및 퇴사를 고민한다’라고 답했고 ‘그냥 무조건 참는다’는 21.6%나 됐다.


문강분 행복한 일 연구소 대표는 “직장 내 성범죄는 항상 있었으며 최근 일부 사건들을 계기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일 뿐”이라며 “특히 남성 직장인들의 언어적 성희롱을 성범죄로 간주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어 피해자 구제가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범죄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남성 우월주의와 갑질 문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한다. 최근 한샘 여직원 성폭행 사건아나 현대카드 성폭행 사건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직장 내 갑질 성범죄 사례라는 것이다.


여성근로자들은 비정규직과 계약직 등에 많이 종사하고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그 보다 높은 직급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남자 직원들은 여직원을 대할 때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잘못된 행동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범죄 예방을 위해 기업 뿐 아니라 정부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직장 내 성범죄는 그릇된 직장문화와 갑질문화가 얼마나 많이 우리 생활 곳곳에 퍼져 있는 지를 보여준다”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가 의지를 가지고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고 가해자에 대해 강력한 징계를 내리는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강분 대표는 “직장 내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피해자에 대한 법률 및 행정 지원, 기업문화 개선 노력 등 다각적인 방향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강원도 고성 현내면 금강산 콘도 풍경 동해와 설악의 능선이 이어지는 강원도 고성 현내면 금강산, 기암과 해안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바다와 산이 함께 전해주는 깊은 휴식이다.
  2. 이스라엘 공습, 후티 총리와 하마스 대변인 잇달아 사망…중동 긴장 고조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지난 28일 수도 사나에서 열린 회의 도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아메드 갈리브 알라위 총리와 장관들이 사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후티 최고정치위원회는 즉시 무함마드 아메드 마프타흐 제1부총리를 총리 직무 대행으로 임명했으며, 마.
  3. 몽골 정부, ‘토그로그 누르 에너지’ 탐사 허가 취소…전략광물로 지정 추진 몽골 국무총리 간당 사단다샤타르는 최근 광업·석유청에 “토그로그 누르 에너지 유한회사가 광구 자원 평가를 바탕으로 경제성 평가를 제출했음에도, 법정 기한 내 관련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허가 취소를 지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광업법 제56조 1항 8호에 따른 것이다.아울러 정부는 2007년 의회 결의..
  4. 中 전승절 찾는 우원식…김정은과 마주칠 가능성 관심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 의장은 사실상 정부 대표로 전승절 행사에 자리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면서, 양측이 텐안먼 광장 망루나 리셉션 등에서 조우할 가능성.
  5.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6. 서천지속협,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포스터 139종 제작·배포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 신상애) 기후생태환경분과위원회는 서천군 관내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43종과 산새 96종을 정리한 포스터를 제작해 관내 초·중·고 32개교와 교육청, 유관기관에 배포했다.이번 포스터는 ‘우리가 지켜야 할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43종’과 ‘늘 우리 곁에 함께하는 산새 96종’ 두 가지로, 기.
  7.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