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69) 강남구청장의 경찰 수사와 관련해 강남구청 서버를 삭제·포맷한 혐의(증거인멸)로 기소된 강남구청 전산정보과장 김모(56)씨가 신 구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서버 삭제는 신 구청장 형사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8단독 이성은 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김씨는 ‘구청장에게 결재를 받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그렇다.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집행이 있고 다음 날에 이를 보고했다”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7월 신 구청장의 결재를 받고 3.63달러(약 4000원)에 구입한 삭제 프로그램으로 서버를 삭제·포맷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11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신 구청장의 업무추진비 횡령·배임 혐의로 강남구청 통합전산실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당시 구청 내 출력물에 대한 모든 이미지가 자동으로 저장되는 서버가 암호화 돼 있자 9일 후인 7월 20일 담당자인 김씨에게 서버 파일에 대한 임의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는 “협조해줄 수 없다”·“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것 아니냐”·“구청 입장에서 불법 자료로 볼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했다.
경찰이 재차 “증거인멸을 하면 처벌될 수 있다”고 고지했지만, 그는 이후 신 구청장의 결재를 받고 구입한 프로그램으로 서버 전체를 삭제·포맷했다.
다만 김씨는 재판에서 서버를 삭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신 구청장 형사사건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씨 변호인은 “서버를 삭제한 주된 이유는 전산정보과장으로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는 개인정보나 민감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것을 압수수색 이후에 비로소 알게 됐기 때문”이라며 “본인이 (서버 파일로)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받을 수 있어서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면하기 위해 삭제한 것이기 때문에 가령 (서버에) 신 구청장 관련 부분이 있더라도 무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소송법이 본인 사건과 관련된 증거인멸에 대해선 처벌하지 않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씨 측은 인쇄 이미지 정보 자동 수집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걸 증명하겠다며 총무부 계정 서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변호인단은 “직원 중 한 사람을 증인으로 불러 인쇄 이미지가 저장된다는 걸 직원들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달 7일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을 진행한 후 심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김씨의 증거인멸 의혹은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여선웅 강남구의원 폭로로 처음 알려졌다. 여 의원은 “신 구청장이 7월 21일 부하직원 A씨와 함께 전산센터 서버실에서 전산자료를 삭제하는 모습이 담긴 CCTV가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김씨는 “직원들의 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 포함된 전산자료를 삭제한 것뿐”이라며 여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서 지난 9월 김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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