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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쓰레기 무단투기와의 전쟁’
  • 김명석
  • 등록 2017-11-29 14:26:59
  • 수정 2017-11-30 11: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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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상습지역에 보안관 34명 투입 단속


▲ 23일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옆 골목길에서 무단투기보안관 공경숙 씨(왼쪽)와 기삼명 씨가 종량제 봉투가 아닌 비닐봉지 속 쓰레기를 뒤져 찾아낸 택배 운송장 조각을 맞추고 있다. (사진=관악구 제공)

23일 서울 관악구 골목길을 순찰하던 무단투기보안관 공경숙 씨(51)와 기삼명 씨(63)의 눈에 정체불명의 비닐봉지가 눈에 띄었다. 종량제봉투에 담지 않은 쓰레기였다. 두 사람은 가방에서 일자드라이버를 꺼내 능숙한 손놀림으로 봉투를 뜯었다. 각종 휴지와 먹다 남은 과자 등이 뒤섞인 쓰레기 사이에서 ‘주인’을 찾을 단서가 나타났다. 찢어진 택배 운송장과 우편물이었다. 차가운 길바닥에서 운송장과 우편물을 퍼즐 맞추듯 맞춰 놓고 스마트폰으로 증거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쓰레기를 다시 넣고 봉투에 경고 스티커를 붙였다.


공 씨는 “원룸이 많은 대학가나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먹다 남은 배달음식 같은 음식물쓰레기가 섞인 무단투기 쓰레기가 많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른 쓰레기를 찾아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올 8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무단투기대응팀을 만든 관악구는 이달 1일 ‘무단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쓰레기 없는 관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수거를 철저히 하는 대신 단속도 철저히 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인 셈이다.


당근 전략은 우선 일주일에 세 번 하던 쓰레기 수거를 내년부터 여섯 번으로 확 늘린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쓰레기를 가져간다. 주민들이 쓰레기를 내놓는 날이 헷갈려 거리에 방치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량제쓰레기 수거 청소대행업체를 새로 계약하되 근무 인원을 늘리도록 하고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직영 환경미화원을 16명 더 고용한다. 이를 위해 올해보다 예산 7억2300만 원을 더 쓴다.


그 대신 채찍 전략으로 257개 상습무단투기지역을 중심으로 무단투기보안관 34명과 주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무단투기 상습지역 ‘전담 지킴이’ 380명이 골목골목을 집중 관리한다. 동 주민센터 행정차량은 움직이는 폐쇄회로(CC)TV로 활용한다.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을 상습지역에 주차시켜 밤새 누가 몰래 버리는지 확인한다. 다음 달 4일부터는 무단투기가 가장 심각한 10곳을 골라 2주일간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충격요법도 쓰기로 했다.


홍보에도 적극 나선다. ‘관악구에서 쓰레기 무단투기자가 발 뻗고 못 자게 만들겠습니다’ 같은 경고 플래카드를 565곳에 내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적발과 단속에만 그치지 않고 예방 아이디어 발굴 등 전방위적 방법으로 연말까지 상습무단투기지역을 5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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