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선출이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합의 추대 방식에 이견이 없는 듯했지만 상의 의원 간담회 소집 소식이 알려지면서 후보 간 회동이 파행으로 치달았다.
김성태 코르웰 회장,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 허용도 태웅 회장 등 후보 3명은 12일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주선으로 부산 동구의 한 음식점에서 합의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의원 간담회 소집 소식에 일부 후보가 반발하면서 합의 방식에 대한 논의는 시작도 못 한 채 30분 만에 끝났다.
김성태 회장과 허용도 회장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대립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조 회장은 23대 상의 회장 후보 추대를 위한 의원 간담회를 이달 18일 개최하기로 하고 11일 오후 안내문을 돌렸다.
김 회장은 당사자 간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현 회장이 의원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월권행위라며 반발했다.
그는 "조 회장에게 차기 회장 추대 방법과 절차, 시기를 위임한 것은 그 내용이 적법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후보 간 합의 기간 도중에 허 회장 측이 제시한 방법인 의원 간담회를 여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대 회장을 22대 상의 의원이 사실상 추대하는 것은 상의 정관 규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공정성이 훼손됐기 때문에 조 회장이 주도하는 의원 간담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 회장 측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의원 간담회를 통한 단일 후보 추천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들의 반발에도 조 회장은 의원 간담회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의원 간담회에서 참석자를 대상으로 표결 등의 방법으로 단일 추천 후보를 정하겠다는 게 조 회장의 의중이다.
조 회장은 "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이 방법이 최선"이라며 "후보 간 합의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는 중재노력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 후보가 상의 간담회를 통한 후보 추천 방식에 반대하고 있어 간담회 역시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한 기업인은 "의원 간담회가 열리면 차기 회장 합의 추대는 물 건너갈 수 있다"며 "지역 상공계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조 회장이 더 많은 인내를 갖고 합의를 끌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