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전북지사 선거전, ‘계파’에서 ‘전북의 자존심’으로 전선 이동
  • 임호정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 등록 2026-02-10 11:58:49
  • 수정 2026-02-10 13:26:48

기사수정
  • 경선의 본질을 가르는 3대 쟁점
  • 합당 문건 파장...올림픽 유치,전주-완주 통합

전북특별자치도 청사 전경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인물 경쟁을 넘어 구조적 쟁점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정치 지형 속에서 경선의 무게중심은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논의 문건 논란이 촉발한 공천 공정성 문제, 2036 하계올림픽(전주) 유치의 국가 설득력, 장기 현안인 전주–완주 통합의 현실 정치로 옮겨갔다. 여기에 후보별 계파 인식의 재정렬이 겹치며 선거판의 전선이 확장되는 양상이다.


후보 구도 재정렬...‘친명’ 단선 프레임의 한계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은 김관영 전북지사, 이원택 의원, 안호영 의원, 정헌율 익산시장 등이다.


김관영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과 함께 과거 대선 국면에서 형성된 ‘이재명 인재영입 1호’라는 상징을 안고 중앙과의 협력, 도정 연속성을 강조한다. 


반면 이원택 의원을 둘러싼 계파 인식은 보다 복합적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을 이낙연계 정치 경로를 거쳐 현재는 정청래 대표와의 의정·현장 협업이 잦은 ‘친청(親靑) 성향’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다만 이 의원 본인은 특정 계파 소속 규정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며 정책 중심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안호영 의원은 과거 정세균계로 분류돼 왔으나, 대선 이후 당내 주류와의 정책 공조를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계파보다 행정 경험과 위기 대응 능력을 전면에 내세운 ‘실무형’ 포지션을 유지한다.


요컨대 전북 경선은 ‘친명’으로 단순화하기 어려운 다층적 구도로 이동 중이다.


합당 문건 논란, ‘언어’가 만든 정치 파장


경선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 변수는 합당 논의 문건이다. 일부 문건에서 전북도지사 공천이 전략·관리의 맥락으로 언급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역 정서는 즉각 반발로 기울었다.


텍스트 분석의 요지는 세 갈래다. 첫째, 관리·전략 같은 중앙 효율 언어가 전북을 ‘대상화’했다는 인식. 둘째, 협상·안배라는 표현이 공천 거래 프레임을 자극했다는 점. 셋째, 지역 의견 수렴에 대한 명시적 절차 부재가 불신을 키웠다는 평가다.


이 논란 이후 경선의 초점은 정책 경쟁에서 공천 공정성·당원 주권으로 이동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내용보다 표현 선택이 전북의 감정선을 건드렸다”고 말한다.


올림픽 유치, 숫자 이후의 정치


전북도가 추진 중인 2036 하계올림픽(전주) 유치는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1을 상회하며 1차 관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선거 국면의 쟁점은 경제성 수치가 아니라 국가 설득력이다.찬성 측은 지방 분산 개최 모델과 국가 브랜드 제고, 관광·MICE 파급효과를 강조한다. 


반면 검증론은 재정 부담의 지속성, 사후 활용, 전주권 집중 우려를 제기한다. 결국 관건은 누가 중앙정부·국회·체육계를 상대로 국가 사업으로서의 정당성을 설득할 수 있느냐다. 현직의 연속성, 국회의원들의 입법·당 네트워크, 행정형 후보의 효율 논리가 맞부딪친다.


전주–완주 통합, 재점화된 고난도의 선택


한 차례 무산 평가를 받았던 전주–완주 통합은 다시 선거 의제로 떠올랐다. 통합은 전주권에는 확장 기대를, 완주에는 정서적 저항을 동시에 낳는다.


김관영 지사는 광역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안호영 의원은 최근 추진 쪽으로 선회해 파장을 키웠다. 반면 통합에 따른 지역 불균형·주민 동의 문제는 여전히 해법이 쉽지 않다. 


후보들은 ‘주민 동의–균형 발전–광역 경쟁력’이라는 삼중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정치적 줄타기에 놓였다.

 

인물보다 커진 질문


이번 전북지사 선거의 본질은 태도다. 전북을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주체로 대하는가, 중앙과의 관계를 권력 의존이 아니라 설득과 협력으로 풀어낼 수 있는가가 핵심 질문으로 떠올랐다.


합당 문건이 건드린 자존심, 올림픽 유치가 요구하는 국가 설득력, 전주전완주 통합이 시험하는 조정 능력, 이 세 갈래 전선에서의 선택이 경선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재단 상임이사 선임 ‘뒷말’… 추천위 1위 제치고 3위 임명 재단법인 제천문화재단 신임상임이사로 전 이월드 대표를 지낸 유병천(55) 씨가 임명되면서 선임 과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퍼지고 있다.제천시와 제천문화재단에 따르면, 문화재단은 상임이사 선임을 위해 공개모집 절차를 진행했다.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7명이 심사에 참여해 총 15명의 응시자 가운데 서류심사를 통해 7명을 선발했..
  2. 이름 뒤 숫자 ‘1300’… 돈이 아니라면, 무엇이었나 충북 제천시 ‘선거조직 관리 문건’ 논란은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표면적 문제를 넘어, 문건에 담긴 숫자의 의미라는 더 깊은 질문으로 향하고 있다.고발장은 접수됐고,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중대한 문제 제기까지 나왔지만, 선관위와 수사기관의 대응은 여전히 조용하다.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이메일 문건에는 다음과 같은 표기가 ...
  3. 용산구지회, 설 맞이 나눔행사 성료... "회원 화합과 온정 나눔의 장"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 용산구지회(지회장 김상근)는 2월 6일용산구장애인커뮤니티센터 지하 강당에서 '2026 설날 맞이 나눔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이날 행사에는 협회 회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김상근 지회장의 인사말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축사가 이어지며 설 명절을 앞둔 따뜻한 덕담과 격려의 메시지가 전해졌다.김 지..
  4. 송형근 전 환경부 고위공무원, 창원시장 출마 선언 송형근 전 환경부 고위공무원이 창원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송 후보는 34년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말이 아닌 해결로 창원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경제 회복과 청년 유입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송 후보는 출마 선언문에서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 활력을 잃은 구도심은 오늘의 창원이 직면한 냉정한 현실”이...
  5. 제천문화재단 인사 파문, 끝내 시장 책임론으로…“임명권자는 침묵” 제천문화재단 상임이사 선임을 둘러싼 정관 위반 논란이 확산하면서, 책임의 화살이 결국 김창규 제천시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재단 이사장의 독단적 인사 결정 논란을 넘어, 이를 내버려 둔 시장의 관리·감독 실패이자 사실상 묵인이라는 지적이다.제천문화재단은 제천시가 전액 출연한 기관으로, 이사장과 주요 임원 인사는 제천시...
  6. 강기정 광주시장, 다이빙 주한중국대사 접견 [뉴스21통신/장병기 기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6일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 한·중 지방정부 간 교류·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이번 면담은 다이빙 대사가 취임 이후 처음 광주시를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접견에는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를 비롯해 구징치(顾景奇) 주광주중국총영사관 총..
  7. 정읍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 집행부 주요업무 점검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가 지난 3일부터 부서별 주요업무보고를 청취하며, 다양한 질의를 통해 시민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오명제 위원장은 메이플랜드 편의시설 조성과 관련해 특색 있는 메뉴를 활용한 상가존 운영과 주차장 확충을 통해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당부...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