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수현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공주·부여·청양)
문화체육관광부가 유인촌 전 장관 시절인 올해 1월 설 명절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이례적으로 명절 선물을 발송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수현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공주·부여·청양)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명절 선물 발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2025년 1월 설 연휴를 맞아 국민의힘 지도부 3인에게 개당 42,700원 상당의 ‘도라지정과 세트’를 각각 명절 선물로 보냈다. 선물을 보낸 인사는 당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추경호 의원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문체부는 유관 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위원과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위원장 및 양당 간사에게만 선물을 발송해 왔다. 특정 정당의 지도부에게만 선물을 보낸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 시점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였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선물 발송 시점인 올해 1월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및 집행으로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고 서부지법 폭동 등으로 정치·사회적 민감성이 극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선물 발송 대상 인사들은 이때 내란을 동조하는 듯한 언행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 대치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던 당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불법적인 영장인 만큼 (윤석열에게)그것을 강제 집행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윤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발의 및 표결에 참여한 국회의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의원도 비상계엄 해제 직후 치러진 탄핵소추안 표결을 두고 “108명 의원의 총의를 모아 윤 탄핵을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명절 선물 발송을 두고 ‘2025년 설 명절에는 당정 간 협의 강화 차원에서 여당 지도부를 추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25년 1월 당시 추경호 의원은 이미 원내대표를 사퇴한 상태였기 때문에, 해명의 설득력이 부족하다.
당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국민적 상처에 대해 사과는 못할망정 2024년 12월 10일 윤석열 정부를 대표해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오히려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에 자제를 촉구했다가 내란에 동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드러난 유인촌 장관 명의의 선물도 내란 옹호와 동조의 연장선에서 해당 인사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차원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박수현 의원은 “여당 지도부만을 대상으로 한 명절 선물 발송은 전례 없는 행위로 특히 민감한 시기에 매우 부적절했다”며, “내란 사태로 온 국민이 충격과 분노를 느끼던 시기에 정부 부처가 특정 세력을 두둔하고 격려한 것은 공직자의 역할을 망각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부 들어 처음 맞이하는 올해 추석에는 양당 지도부 모두 명절 선물 발송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