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소나무재선충병,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산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시)은 17일 산림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피해가 413만 그루에 달하고 방제비만 약 5,903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해송·잣나무 등의 수분과 양분 통로를 막아 말라죽게 만드는 치명적인 병해충으로, 치료제가 없어 감염 시 100% 고사에 이른다. 1988년 국내 첫 발생 이후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으며, **2025년 한 해에만 148만여 그루(전체의 35%)**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어기구 의원실 제공
지역별로는 경북이 약 186만 그루로 피해가 가장 컸고, 경남(약 90만 그루), 울산(약 35만 그루) 등 영남권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최근 5년간 재선충병 발생 건수는 4.8배 증가했으며, 대구 24배, 충남 16배, 광주 12배로 확산 속도가 가파르다.
방제비용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761억 원에서 2025년 2,051억 원으로 급등하며, 5년간 총 5,903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예방 약제는 전량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제 구입비만 578억 원에 달했지만, 국산 예방제·방제 기술 개발은 전무한 상황이다.
어 의원은 “수천억 원을 투입하고도 외국산 약제에 의존하는 현실”이라며 “정부와 연구기관이 협력해 국산 방제기술을 개발하고 산림병 대응 자립 기반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