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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망도 모른 채...시신 옆에서 두달간 생활한 치매 노인 김태구
  • 기사등록 2020-01-11 10: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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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 픽사베이]


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50대 남성이 집 안에서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는 아들이 숨졌다는 사실도 모르고 집안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5시 30분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의 한 2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에서 A(54)씨가 작은 방 침대 밑에 숨져 있는 것을 집주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집주인은 월세가 두 달 가량 밀린 것을 이상하게 여겨 A씨의 집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시신은 오랫동안 방치돼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상 등 타살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곳에서 치매 어머니 B(77)씨를 부양하며 단 둘이서 생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지난해 11월 초 집 인근 슈퍼마켓에서 신용카드를 마지막으로 사용한 점을 미뤄 그 이후에 지병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B씨는 치매 증상 때문에 아들이 숨진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신이 있는 집에서 홀로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에게 건강상의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장시간 홀로 지내며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쇠약해진 상태”라며 “인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도록 하는 한편, A씨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용인시 관계자는 “숨진 A씨는 결혼을 하지 않아 자식이 없지만, 일정한 소득과 재산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어서 이른바 ‘위기 가정’으로는 분류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숨진 A씨 이외에 다른 가족 등이 있는지를 알아본 뒤 적절한 사회복지 관련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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