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가을밤 정원에서 느낀 사람과 문화의 향기
  • 위성봉
  • 등록 2025-10-20 08:55:35
  • 수정 2025-10-20 09:07:02

기사수정
  • - '정원토크 & 그린시네마' 참여 수기 -


10월의 공기가 신선하게 내려앉은 토요일 저녁,

문래동 꽃밭정원으로 향했다. 평소엔 조용하던 정원이였지만 이날만큼은 곳곳에 조명이 켜지고, 음악이 흘러나오며 마치 작은 축제의 마을로 변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분홍빛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가을밤 정원에서 함께하는 정원토크 & 그린시네마,'

이 문구 하나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설렜다.

사람들은 잔디밭 위에 돗자리를 펴고, 따뜻한 커피나 간식을 손에 들고 있었다.


오후 3시 반부터는 구석구석 라이브 무대가 열렬다.

핵시아의 감성적인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퍼지고,

민송과 조이보컬이 이어서 분위기를 띄었다.

마지막으로 김가람의 무대가 끝날 때쯤엔 이미 많은 관객들이 모여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박수를 보냈다.


해가 지자, 무대 앞이 따뜻한 조명으로 물들었다.

정원토크 콘서트가 시작된 것이다.

서율밴드의 잔잔한 연주와 함께

산이정원 대표 이병철 씨가 '도심 속 정원이 주는 치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행작가 김예솔 씨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영등포구 최호권 구청장은 "영등포의 정원 문화 확산"에 대한 비전을 전했다.

공연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도심 속에서도 '쉼'과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


밤 8시, 스크린에 영화 **'미나리'**가 상영되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스크린 속 들판이 펼쳐지자

주변의 나무 냄새와 어우러져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간 듯했다.

옆자리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나란히 손을 잡고 있었고,

앞줄에는 연인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며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 풍경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영화 같았다.


둘째 날(19일)에도 문래동 꽃밭정원은 활기로 가득했다.

위더스응원단의 힘찬 무대로 시작된 공연은

민송, 김형래, 한서희의 노래가 이어졌고,

'도전! 정원 골든벨' 코너에서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퀴즈를 풀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마지막 영화는 '라라랜드'.

희미하게 보이는 별빛 아래에서 들려오는 재즈 선율이

가을밤의 낭만을 완성했다.


정원을 배경으로 음악과 영화,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이 이틀.

'정원토크 & 그린시네마'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닿는 작은 축제였다.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 함께 숨 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지역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을 느꼈다.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르포>어둠의 시대, 동네에서 발견한 '참된 교회' [뉴스21 통신=홍판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다운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흔하다. 그러나 기자가 살고 있는 의왕시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지역을 밝히는 공동체를 만났다.예배당 없이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의왕우리교회(담임목사 온기섭)가 바로 그곳이다. 의왕우리.
  2. 공무원 사칭 사기 기승… 제천·단양서 연이어 발생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충북 지역에서 공무원 사칭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납품업체들의 주위가 요구되고 있다.최근에는 제천시에 이어 단양군에서도 군청 재무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가 실제로 시도됐다.단양군의 한 환경업체 직원 A 씨는 지난 12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부재중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자신을 “재무과 직...
  3.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ㅂㄴ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반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는 11월 12일(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구1동의 대표 명소와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애어린이집, 파랑새생태유치원, 햇살지역아동센터, 나토얀태권도...
  4. 뉴스21, 경기북부 10개 시·군·구, 창원시, 제주특별자치도와 협력해 골목시장 디지털 전환 추진 뉴스21이 의정부, 포천, 양주, 동두천시와 협력해 골목시장과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이번 사업은 K-문화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결제 수요 증가와 지역 상권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핵심 사업은 시장 내 점포에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보급하는 것이다.키오스크에.
  5. 북구 농소1동 통장회, '줍깅데이' 환경정화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북구청북구 농소2동 통장회는 14일 박상진호수공원에서 '줍깅데이'를 열어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 박천동 북구청장과 김상태 북구의회 의장 등이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 북구보건소, 음주폐해 예방의 달 절주·금연 캠페인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북구청북구보건소는 11월 음주폐해 예방의 달을 맞아 14일 양정생활체육공원과 오치골공원에서 절주·금연 캠페인을 실시했다.
  7. 고양시, 오는 16일 ‘2025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 제2자유로 교통통제 [뉴스21 통신=추현욱 ]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오는 16일 ‘2025.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 개최에 따라 고양시 주요 도로 교통통제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11일 밝혔다.‘2025년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는 광복80주년 정부 기념사업으로 손기정기념재단과 스포티비뉴스에서 주최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고양특...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