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 위조 수표를 불법 유통하려던 일당이 검거됐다. 위조 수표는 지난 2005년 경상남도 울산 두북농협에서 강도 당한 도난 백지수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위조유가증권행사 및 사기미수 혐의로 김모(71) 씨와 정모(49) 씨를 구속하고 이모(71) 씨 등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불법 위조수표를 담보로 대부업체나 사람들을 통해 거액의 대출을 받으려고 계획했지만 김 씨가 은행에서 돈을 현금화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1월 22일 서울 강북의 한 은행을 찾아 500억원짜리 위조수표를 자신의 계좌에 입금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액이 크고 수표발행일자가 오래된 것을 수상하게 여긴 은행직원이 수표발행은행을 통해 확인해보니 미발행수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위조수표는 지난 2005년 울산 두북농협 은행강도 사건때 도난 당한 자기앞수표 일반권(백지수표) 71매 중 하나인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 두북농협 봉계지점은 공기총을 들고 침입한 2인조 강도에게 현금과 수표 등 7000만원 상당을 빼앗긴 적 있다. 이중에는 금액이 적히지 않은 백지수표 71장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도난 당했던 수표 중 하나가 13년 뒤 서울 한복판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울산 백지수표가 시중에 유통되다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서울 동작경찰서는 1000억원 상당의 수표를 위조해 정권 비자금이라고 속여 유통시킨 류모씨를 검거한 바 있다. 당시 류 씨는 정권 비자금으로 발행한 수표가 있는데 이것을 대기업에서 환전하면 15%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대형식당 업주인 장모씨를 속여 사전작업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때 류 씨가 사용한 수표가 2005년 울산 두북농협 강도사건 때 잃어버렸던 자기앞수표 일반권이었다.
지난 2016년에도 울산 두북농협 도난 수표가 모습을 드러났었다. 강남경찰서는 500억원 위조 수표를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수천만 원을 대출하려고 한 정모 씨를 구속했다.
이번 500억원 위조 수표 역시 두북농협 강도사건 때 도난 당한 백지 수표에 금액, 발행일자 등을 위조해 만든 종이만 진짜인 가짜 수표였다.
경찰은 통신수사를 통해 지난 12월 수표를 현금화하려고 했던 김 씨를 검거했고 이어서 정 씨 등 다른 공범들도 연이어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인 이모(71) 씨 등을 통해 발행일이 오래된 위조수표를 갖고 있는 사람을 수소문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공범 정 씨에게 “위조 수표를 구해오면 이를 현금화해 나눠가지겠다”며 수표를 구해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후 수표 소지자 김모(69) 씨를 알게 된 이 씨는 전달책들에게 “거제도에 아파트 사업을 하고 있으니 성공하면 이를 주겠다”고 꼬여 수표를 전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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