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문화재청, 단절된 전통 섬유공예 기술 되살리다
  • 조재성
  • 등록 2015-02-11 11:51:00

기사수정
  • - 금사(金絲) 제작 및 직금 제직(織金 製織) 기술 복원 쾌거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대학교(총장 김재열) 전통섬유복원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에서 진행 중인 ‘문화유산융복합연구(R&D)’의 하나로, 4년(2011~2014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전통 금사(金絲) 제작 기술’과 직물(織物) 표면에 금사로 문양을 넣는 ‘직금 제직(織金 製織) 기술’을 복원하는 데 성공하였다.


금사(金絲)는 삼국 시대로부터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전통 섬유공예에 사용된 가장 장식성이 뛰어난 소재로 꼽히며, 배지(背紙, 맨 아래에 놓이는 종이) 위에 접착제를 바르고 그 위에 금박 또는 은박을 올려 일정한 너비로 재단하여 만든다.


금사를 넣어 문양을 짜는 직금 기술은 직물에 기품과 화려함을 불어넣어 예로부터 의례용 복식뿐만 아니라 장엄용(莊嚴用) 직물의 제작에도 폭넓게 사용되어 왔다. 특히 고려 시대에는 직금 공예가 발달하여 다량의 불복장(佛腹藏) 직금 유물이 발견되고 있으며, 조선 시대는 출토복식과 궁중복식 등에서 수준 높은 직금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1733년(영조 9) 문직기(紋織機, 직물에 문양을 넣기 위해 사용하는 틀)의 사용이 금지된 이후로 금사 제작 기술과 직금 제직 기술이 단절되어 지금까지는 직금 유물의 원형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섬유복원연구소(소장 심연옥) 연구팀에서는 연구 첫해인 2011년 문헌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의 금사 제작 체계를 밝혀냈으며, 이듬해에는 한국․중국․일본의 금사 유물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기술 조사를 수행하였다. 아울러 2013년에는 금사 재현에 필요한 배지, 접착제, 금박 등의 최적 재료요건을 제시하여 금사 제작에 성공하였고, 지난해에는 앞선 3년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수공(手工) 문직기를 제작하여 직금 제직 기술을 재현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는 전통 한지(韓紙)가 배지로 사용되었음을 확인하여 당시 일본이나 중국과는 다른 우리 고유의 독자적인 금사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직금 제직 기술 등을 적용하여 보물 제1572호 ‘서산 문수사 금동아미타불상’(1346년)의 복장 직물인 고려 시대 ‘남색원앙문직금능(藍色鴛鴦紋織金綾, 수덕사 근역성보관 소장)’ 등 직금 유물 3점을 복원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번 복원사업은 전통기술 복원분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섬유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재현․복원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크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전통 직금 복식 분야뿐만 아니라 현대적 공예 기법과의 접목을 통해 전통문화의 다각적인 활용과 문화관광 자원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中 전승절 찾는 우원식…김정은과 마주칠 가능성 관심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 의장은 사실상 정부 대표로 전승절 행사에 자리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면서, 양측이 텐안먼 광장 망루나 리셉션 등에서 조우할 가능성.
  4. 서천지속협,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포스터 139종 제작·배포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 신상애) 기후생태환경분과위원회는 서천군 관내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43종과 산새 96종을 정리한 포스터를 제작해 관내 초·중·고 32개교와 교육청, 유관기관에 배포했다.이번 포스터는 ‘우리가 지켜야 할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43종’과 ‘늘 우리 곁에 함께하는 산새 96종’ 두 가지로, 기.
  5. 강원도 고상 대진항 강원 고성의 대진항은 바다와 산이 맞닿은 풍경이 매력적인 포구다. 석양이 물든 수평선 너머로 고기잡이 배들이 천천히 돌아오면, 부두는 금세 활기를 띤다. 항구 앞에는 방금 잡아 올린 생선을 싱싱하게 진열한 수산시장이 자리해 여행객의 발길을 붙든다. 단순히 어획물이 오가는 곳을 넘어, 바닷내음과 사람 냄새가 함께 뒤섞인 살아있..
  6. 고양시,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 12월까지 운행 고양특례시는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을 이달부터 12월 7일까지 하반기 운행을 한다고 4일 밝혔다.'끞'은 경기도, 고양·파주·김포시, 경기관광공사가 함께하는 지역 여행 프로그램으로 3개 시의 앞 자음을 조합해 만든 명칭이다. 경기 서북부의 문화·예술·자연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25명 이상 단체 예약 때는 ...
  7.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