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기간에 민간인이 집단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유해 6구가 수습됐고 미수습 유해가 2구 이상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유족회)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 319번지(우이신설 도시철도 청사 옆)에서 한국전쟁 기간 이뤄진 민간인 집단 학살로 추정되는 유해 8구 이상이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발견된 유해들은 6살에서 60살까지 연령대가 다양하고, 대부분 남성이지만 일부는 여성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는 지난해 우이신설선 도시철도 청사 공사를 하던 중에 작업하던 노동자에 의해 발견됐다. 이 노동자는 지난해 11월16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신고했고, 강북서는 국방부 유해감식단에 유해들의 조사를 의뢰했다.
국방부는 보고서를 통해 “민간인 희생자 유해에서 보이는 특징들이 이번 유해에서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허리 부위에는 고무줄을 착용하고 고무신을 신은 유해들이 엎드린 자세로 손목이 철사로 감긴 채 결박되어 있었는데, 이는 민간인 희생자 매장지 유해발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특징이라는 것이다.
일부 유해에서는 척추에 한국전쟁 무렵 사용된 ‘M1’ 소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탄두가 박혀있었고 사지골과 두개골에서는 사망 무렵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골절도 확인됐다.
민간인 학살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는 우이동 토박이 원용봉(83)씨의 증언이 유해의 모습과 일부 일치하는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전쟁 이전부터 우이동에서 거주한 원씨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51년 10월 경찰이 6·25 전쟁 이전 북에서 내려와 살고 있던 음악선생님 부부와 장모, 아들 2명 등 일가족 5명을 사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원씨가 목격했다는 학살 장소는 이번에 발견된 유해 매장지와 약 25m 떨어진 곳이다.
유족회는 “9·28 서울 수복 이후 불법적으로 자행된, 이른바 ‘부역자’들에 대한 자의적 처형·학살의 물적 증거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라고 이번 발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민간인 희생자들을 관할하는 행정안전부 과거사정리지원단은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업무를 유지만 할 뿐 추가로 조사할 수 없어 현재로서는 추가 유해발굴과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며 “진실화해위원회법 개정을 통해 당시 과거사에 대한 추가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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