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반도건설이 한진칼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3개 계열사(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를 통해 한진칼 보유 지분을 8.28%(지난해 12월 26일 기준)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1월 말 기준 6.28%이던 지분율이 한달 만에 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도건설은 지분 보유목적도 기존 ‘단순취득’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임원의 선임, 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등을 목적으로 한다는 뜻이다.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율은 KCGI(강성부 펀드) 17.29%, 델타항공 10%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조원태 회장(6.52%)은 물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이나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보다 많다.
현재까지 분석으로는 KCGI는 양측 모두와 손잡지 않는 독자노선, 델타항공은 조원태 현 회장에 우호적인 주주로 분류된다. 따라서 3대 주주인 반도건설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갈릴 수 있다.
앞서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 조양호 회장과의 친분을 고려해 투자목적으로 저평가돼있다고 보고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원태 회장 재선임과 관련해서는 “주총 전까지 주요 주주로부터 의견을 들어 입장을 정하겠다”고만 밝혔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지분율이 8%대로 올라가는 만큼 주주로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보고 경영참여 목적으로 바꾼 것"이라며 "(경영참여를) 어떻게 할지는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고민한 뒤 한진칼이 발전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어느 쪽 편에 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누구를 도와줄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이 이명희 고문 측에 설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권 회장이 양쪽을 저울질하며 이익을 극대화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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