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질본)이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일고 있는 실효성 논란과 관련해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현재 질본 소속 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센터가 확대 개편되는 감염병연구소를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이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고,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일 행정안전부가 조직 개편 방안을 마련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됨에도 불구하고 국립보건연구원 등 산하 주요 기관이 보건복지부로 넘어가면서 정원이 907명에서 746명으로 161명이나 줄어들고 예산도 8000억원대에서 6000억원대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초대 질병관리청 청장으로 거론되는 정은경 본부장은 4일 "질병관리청에도 연구 기능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를 중앙행정기관으로 독립시키는 이유는 감염병 및 공중보건위기 대응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더 잘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조직 개편을 다시 고려하라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비판이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이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질본의) 독립기구 위상 확보와 별도로, (산하) 연구기관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면 인력과 예산이 감축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며 "문 대통령도 숙고 끝에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질본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라는 취지에 맞게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형식적 재검토가 아닌 전면적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국립보건연구원의 보건복지부 이관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거론되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지난 4일 "질병관리청에도 연구 기능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를 중앙행정기관으로 독립시키는 이유는 감염병 및 공중보건위기 대응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더 잘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은 전
문성과 독립성이 원칙이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질병관리본부 산하기관으로 감염병의 기초연구와 실험연구, 백신연구와 같은 기본적인 연구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던 국립보건연구원을 질병관리본부에서 쪼개서 국립감염병연구소를 붙여서 확대해 보건복지부로 이관한다는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