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정읍에서 시작된 반봉건·반침략을 추구한 민중항쟁으로 그 정신은 3·1운동, 의병독립투쟁,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근대 민주화를 이끌었으며, 이는 면면히 계승되어야 할 우리의 자랑스러운 정신유산이다.
그동안 정읍시의회는 동학농민혁명의 정신 계승을 위해 황토현 전승일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제정해달라는 건의문을 지속적으로 채택하였고, 마침내 정부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결정하였으며, 지난 4월에는 정부와 관련 기관 등에 동학농민혁명 기념곡 제정도 건의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5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노력했던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 전라북도가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이하여 편찬한 『전라도천년사』에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심각히 왜곡한 사실이 발견되어 비탄함을 금할 길이 없다. 명백한 역사 왜곡으로 오염된 『전라도천년사』는 혁명에 참여한 동학농민군을 모욕하고, 그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사발통문 거사계획으로 시작한 고부농민봉기는 다른 민란과는 달리 혁명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기획된 역사적 사건이다. 조직적으로 봉기를 계획하고 행동에 옮긴 고부농민봉기야 말로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이고, 출발점인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럼에도 『전라도천년사』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이 충청도 청산, 경상도 진주 등을 중심으로 일어났고, 고부농민봉기를 전사(前史)라고 표현했으며,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던 농민군을 이들을 탄압했던 민보군을 칭하는 민군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등 동학농민혁명의 의미와 위상을 심히 왜곡·곡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전라북도가 스스로 세계기록유산을 부정하는 행태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문제이다.
역사의 해석은 그 과정에 다양한 진영과 논리가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역사의 서술은 반드시 사건에 기반한 객관적 사실들로만 기술해야 한다.
이에, 정읍시의회는 동학농민혁명이 가지고 있는 숭고한 자율·평등·개혁 정신이 온전히 미래 세대에 계승될 수 있도록 전라북도에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촉구한다.
하나. 전라북도는 편향된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현 집필진을 당장 해촉하고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집필진을 즉각 구성하라.
하나. 전라북도는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동학농민혁명사 집필을 위해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그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전라도천년사』를 재집필하라.
하나. 전라북도는 왜곡과 곡해로 서술된 『전라도천년사』로 인해 명예가 실추된 동학농민혁명 순국선열 앞에 당장 사죄하라.
2023년 7월 13일
정읍시의회 의원 일동
○ 수 신 : 대통령실, 국회, 국무총리실,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
윤준병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