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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세계 전승원 기자] 세월호 참사가 5개월 남짓 흘렀다. 그러나 안전 불감증은 하늘, 바다, 육지, 지하를 가리지 않고 진행형이다.
국가차원에서 개선책을 내놓아도 현장에서는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
지난 경주체육관 붕괴사고, 세월호 참사, 고양 종합터미날 화재사건, 인천대교 버스 추락사건 등 대형사건이 끊이지 않고 터져도 한 두 달 지나면 안전규정은 온데간데없다.
불편함을 싫어하는 국민들도 한 몫 거드는 형국으로 친숙해진 안전 불감증의 증상이 만연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얼마 전 대천항여객선터미널에서 ‘신한고속훼리’를 이용 삽시도 여행길에 올랐다. 예전보다 검표는 주민증 제시 등 한층 강화된 분위기였지만, 얼굴과 대조하는 일 없이 형식에 그치고 만다.
대천항에서 삽시도 까지는 약 30분정도 이동하는 코스다. 신한고속훼리호에는 차량 45~ 50대 가량을 적재할 수 있는데 안전관리는 허공에 메아리다. 차량 한 대당 앞 축과 뒷 축 4군데를 쇠줄로 견고하게 묶어 적재해야함에도 이 규정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겨우 나무 받침목 한 개를 한쪽 바퀴에 끼워 넣는 게 전부였다.
한 탑승객은 “(세월호) 참사가 지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직도 안전은 후진국 수준 그대로다”라면서 “그렇게 사고가 터져도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해운사가 돈벌이에만 급급해 안전은 뒷전으로 감독의 주체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또 한 승객은 “침몰사고를 대비해 안전 장비가 어느 곳에 있는지 봐야겠다”며 “사고 시 선장의 말은 반대로 들으면 된다”고 불신의 골을 그대로 보였다.
정부의 안전규칙과 달리 일선 현장에서는 출항시간, 썰물시간대 고려 등 여러 이유를 들어 대충대충 각자 따로따로 운영이다.
세월호 참사가 가져다준 교훈은 이곳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안전 무법지대 운영 실태여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해운사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관리감독관이 없는 출항은 선장 1인이 모든 안전이 도맡아 운영되는 실정이다.
이는 곧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 라는 안전 불감증 때문이다.
안전 불감증은 안전한 상황이 못 되는데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증상을 말한다. 마땅히 불안해하면서 안전을 추구해야 되지만 그러지 않은 감정을 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사람 사는 곳은 다 같은데도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시스템이 문제여서 여전히 재앙으로 이어지는 하늘과 땅 차이의 교훈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