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국의 EU 탈퇴(Brexit, 브렉시트)를 지지한다고 영국 타블로이드가 보도했다.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일간지 더 선(The Sun)에서는 첫 페이지에 여왕의 사진과 함께 "여왕이 브렉시트를 지지한다"(Queen backs Brexit)는 헤드라인을 실었다. 헤드라인 아래에는 "여왕이 EU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더 선은 "2015년 5월 선거 이전 여왕이 친유럽 성향의 닉 클레그 부총리가 재임중일 당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라고 말한 익명을 요구한 왕실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왕실 고위관계자는 "그들의 대화를 들은 사람이라면 유럽 통합에 대해 여왕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2010년~2015년 동안 부총리를 지냈던 자유민주당 소속인 클레그는 이러한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그는 트위터에 "내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그러한 점심 식사를 한 사실이 없지만, (만약 식사를 했다면)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은 유럽 연합의 회원 유지 여부를 올해 6월 국민투표로 결정할 계획이다.
여론 조사에서는 유럽 연합국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약간 앞서고 있지만 유럽 연합을 탈퇴해야 한다는 운동이 최근 몇 달간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영국 왕실은 헌법에 따라 정치적 문제에 간섭을 자제하지만 민감한 문제에는 종종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여왕의 손자인 윌리엄 왕자가 국제적 협력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연설로 EU 잔류 의사를 밝히는 듯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켄싱턴 궁은 왕세손의 연설에 대해 "유럽에 관한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