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제때 내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아르헨티나 독재 정권의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위치한 추모공원(파르케 데 라 메모리아)를 찾아 더러운 전쟁 희생자 3만 명의 넋을 기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어두운 시절에 미국의 역할을 두고 논란이 있어왔다"며 "우리는 아르헨티나에서 자행된 일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전 오바마 정부는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 정권이 저지른 이른바 '더러운 전쟁'(Dirty War)와 관련된 국무부 문서 4천7백건을 공개했으며, 최근 아르헨티나 방문에 앞서서는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부(CIA) 등의 비밀문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밀문서를 해제하면서 1976년~1983년 사이 군사 정권의 피해자를 공식 인정하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더러운 전쟁'은 1976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이 좌익 반군뿐만 아니라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야당 정치인, 학자, 학생, 노동조합원 등을 비밀리에 납치하거나 감금, 고문, 살해한 것을 말한다. 군사정권은 1983년 민주화로 물러났다.
마크리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특별한 날에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해줘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