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2일 오후 2시, 서울 남인사마당 일대가 북적였다.
종로문화원이 주최,주관하고 '서울의 길 종로'가 후원한 **『2025 종로문화 이야기공연 및 강연』**이 열리며, '종로구민을 위한 국태민안 대동굿'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행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속의 뿌리로 이어져 내려온 대동굿을 중심으로 구성돼, 하늘과 땅, 인간이 하나 되어 조화를 이루는 전통 의례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행사는 청신(請神), 신탁(神託), 오신(娛神), 송신(送神)의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청신과정에서는 신을 불러 모시고 정성을 다해 맞이하는 의례가 펼쳐졌다. 만세반과 연풍등이 울리며 신령을 모시는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은 각자의 소망을 담았다. 이어지는 신탁과정에서는 무당이 신의 뜻을 전하고, 인간 세상의 복락과 평안을 비는 주문이 이어졌다.
오신과정에서는 노래와 춤으로 신을 즐겁게 하는 흥겨운 마당이 열려 관람객들의 손뼉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마지막 송신과정에서는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신을 보내는 의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대동굿에는 신청물림, 감흥거리, 성수거리, 영정물림 등 다양한 거리가 함께 구성되어 있었다. 각 거리마다 액운을 물리치고 마을과 가정의 안녕, 풍년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칠성제석거리에서는 재수와 수명을 비는 굿판이, 군웅거리에서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산화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례가 진행되어 깊은 울림을 주었다.
남인사마당을 찾은 한 주민은 "굿은 단순한 전통 의식이 아니라 우리 삶을 되돌아보고, 이웃과 함께 복을 나누는 시간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며 "지역문화가 이렇게 살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행사장에서는 이야기공연과 강연이 함께 열려, 대동굿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의 전통문화 계승 방안이 소개됐다. 관람객들은 무대와 강연을 오가며 전통의 소중함과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금 체감했다.
종로문화원 최창혁 원장은 "이번 행사는 종로구민의 평안과 번영을 기원하는 동시에,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를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동굿은 예로부터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하늘과 땅, 인간이 교감하며 풍년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던 대표적인 마을 축제로, 오늘날에는 문화예술 공연과 결합해 공동체 화합의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국태민안 대동굿'은 전통의례와 현대적 공연이 조화를 이루며 종로의 역사적 공간인 남인사마당을 풍요와 소망의 장으로 물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