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교통단속 차량이 제천역 인근 도로 모퉁이에 정차한 채 수 시간 동안 운전자 없이 시동이 켜진 상태로 공회전하고 있다. 행사 기간 교통 혼잡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용 차량이 장시간 무인 공회전을 한 사실이 확인되며 혈세 낭비와 관리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충북 제천역 광장에서 열린 ‘빨간오뎅 축제’가 수많은 인파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제천의 겨울 대표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며 제천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행사다.
그러나 축제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행사장 주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 운영이 포착되며 ‘혈세 낭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행사 기간 중 제천시 교통단속 차량 한 대가 도로 모퉁이에 시동을 켠 채 수 시간 동안 운전자 없이 방치됐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차량은 짙은 선팅으로 내부 확인이 어려웠고 직접 창문을 두드려 확인했지만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공회전은 연료를 소모하며 배출가스를 발생시키는 행위다. 특히 최근 탄소 중립과 친환경 정책을 강조해온 지방자치단체가 정작 시민이 지켜보는 도로 한복판에서 공용 차량을 장시간 공회전 상태로 두었다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세금 운영 인식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상인은 “어제도 같은 자리에서 시동을 켜둔 채 비워놓고 갔다”며 “축제로 교통은 막히고, 단속 차량은 기름 태우고 있으니 시민들이 이해하겠느냐”고 꼬집었다.
행사장인 제천역 주차장 일대에는 관광버스들이 한쪽 도로를 점유한 채 사실상 임시 주차장처럼 활용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축제 활성화를 위해 교통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도로를 부분 점유한 채 대형버스가 장시간 정차한 상황은 시민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빨간오뎅 축제 현장에서 모범운전자들이 교통정리를 하는 가운데, 이들이 이용한 택시 차량이 도로에 정차돼 차로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라바 콘이 설치된 도로에서 정차 차량으로 인해 차량 통행이 다소 불편을 겪는 모습이다.
“도로를 막으면서까지 축제를 해야 하느냐?”는 시민 반응은 단순한 불만을 넘어 행정의 우선순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행사 기간 교통정리를 맡은 제천 모범운전자연합회를 두고도 논란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무료 봉사라고 하지만 일당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연합회 측은 “일당은 받지 않고 순수 봉사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실 여부를 떠나, 시민들이 의구심을 갖게 된 구조 자체다. 축제 예산이 투입된 행사라면 교통통제 인력 운영 방식과 비용 집행 명세 역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인지도 제고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 차량이 수 시간 공회전하고, 도로 점유 논란과 인력 운영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다면 축제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단속 차량의 공회전 시간은 정확히 얼마인가. ▲행사 기간 차량 운행일지와 연료 사용량은 어떻게 되는가. ▲교통통제 인력 운영에 예산은 투입되지 않았는가. ▲관광버스 도로 점유는 사전 협의가 이뤄진 행정 조치였는가.
‘빨간오뎅’으로 도시 이미지를 달구겠다는 제천시. 그러나 시민 세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고 있다면, 그 책임은 가볍지 않다.
제천시는 단순 해명이 아닌, 운행기록·예산집행 명세·행사 교통관리 계획을 포함한 공식 자료 공개로 논란에 답해야 할 것이다.
도로 한쪽을 막고 관광버스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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