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러시아 외무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병력 증강을 군사 계획에 반영하고 필요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슬라프 마슬렌니코프 러시아 외무부 유럽문제국장은 리아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불가리아를 포함한 이른바 ‘동부 전선’ 전역에서 대대급 전술 그룹을 여단급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공격성의 표현으로, 러시아는 이러한 도발적 준비를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위험과 위협을 평가해 우리의 군사계획에 반영하고, 필요하다면 보상적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 국경 지역에 배치한 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나토는 이를 “러시아 억제”라고 설명하지만, 러시아는 자국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을 단순한 경고 이상으로 본다. 러시아는 나토의 확장을 ‘군사적 압박’으로 규정해 대응 논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안보 위기 담론을 통해 여론 결집을 도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국제사회에는 “러시아는 방어적 조치만 취한다”는 메시지를 내세워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서부 국경 인근에서의 나토 군사 활동 확대에 꾸준히 우려를 표해왔다. 나토는 “러시아의 위협 억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크렘린은 “러시아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으며 자국 이익에 해로운 행동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