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의 정면 모습. 이 석불의 전체 높이는 17.4m에 이르고, 얼굴 크기는 2.3m를 넘는다.
[뉴스21 통신=추현욱 ] 경기도 파주시 용미리를 가면 두 부처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의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磨崖二佛立像)’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석불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 불상은 용암사 뒤편의 거대한 바위 벽에 새겨진 두 부처의 입상으로, 전체 높이가 17.4m에 이르고 얼굴 크기만 2.3m가 넘는다.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 중 하나로, 그 웅장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불상의 몸체와 손, 옷주름 등은 정교하게 조각됐으며, 따로 제작된 머리는 바위 위에 위치해 독특한 형태를 뽐낸다.
둥근 관을 쓴 불상은 왼손을 가슴 높이로 들어 연꽃 줄기를 잡고 있으며, 당당하고 웅장한 인상과 독창적 조형미를 보여준다.
오른쪽 불상은 몸을 약간 앞으로 틀고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합장한 채 정면을 바라보는 차분한 모습으로, 서로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해 내려오는 기록에 따르면 마애이불입상의 조성 시기는 고려 선종(1083~1094) 때로, 두 스님의 꿈 이야기에 따라 장지산 아래 바위에 불상을 새겼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바위 면에서 ‘성화 7년’(1471)이라는 명문이 발견되며 조선 성종 때 제작되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마애이불입상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쌍불(雙佛) 마애불 가운데 대표적 사례로, 단순한 불교 신앙의 상징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