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IT산업 M&A, 먹어치우는 중국 vs 미적거리는 한국
  • 추현욱 사회2부 기자
  • 등록 2020-09-26 17:27:22

기사수정
  • - 최근 5년간 IT 산업 M&A 점유: 미국(1위, 25.5%), 중국 (5위, 4.4%), 한국(12위, 2.3%)
  • - M&A 발판 삼아 몸집 커진 글로벌 IT기업들, 구글 237건(20년간)·알리바바 713건(10년간)
  • -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산업 지각 변동에 韓 기회 잡으려면 M&A 활용도 높여야

코로나19로 한계기업이 증가하며 우량기업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코로나 이후의 글로벌 M&A 시장 활성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IT기업 M&A를 통해 단계를 압축하여 성장하는 중국에 비해 한국은 M&A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년간 이루어진 전 세계 IT산업 M&A 시장 점유율(인수기업 기준)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IT M&A의 3분의 1을 미국이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연평균 증가율 1위(22.9%)로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는 행보를 보였다.




한편, 지난 15년과 최근 5년간의 점유율 비교 결과 역시 미국이 1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나 점유율은 감소(32.6%→25.5%) 추세이며, 중국이 9위에서 5위(2.4%→4.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 15년과 최근 5년간의 M&A 시장 점유율이 모두 12위(1.9%→2.3%)에 머무르며 수년째 현상 유지 상태였다.IT 세부산업별로 M&A 현황을 살펴본 결과,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에서 M&A 활용이 한중일 중 가장 저조했다.



지난 2016~2020년 글로벌 반도체 M&A 건수는 미국(103건)>한국(92건)>중국(74건)>일본(44건)>대만(27건) 순으로 2019년 반도체 시장점유율 순위가 미국(47%)>한국(19%)>일본(10%)>대만(6%)>중국(5%)순인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이 활발한 반도체 M&A를 통해 미국·한국을 바짝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IT 하드웨어 분야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M&A를 통한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이 뚜렷이 드러났다.



소프트웨어 등은 전통적 강자인 영미·EU 국가들이 장악하여 한중일의 M&A 활용은 미흡했다. 국가 간 M&A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과 M&A를 진행하였고, 한국은 베트남, 일본은 싱가포르, 중국은 홍콩 기업들을 많이 인수하는 특징을 보였다.




한국의 IT기업은 주로 아시아권 신시장 진출 또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강화 차원에서의 이루어진 M&A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IT산업 발전의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와 통신 서비스에 대한 M&A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해 크게 위축되었던 M&A 시장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재의 코로나19 국면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대입해 볼 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알짜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규모는 거래건수 기준 전년대비 32% 감소(10,155건 → 6,938건)하였으나, 1~2분기 감소하던 거래규모가 3분기 들어 조금씩 회복 추세다. 상반기 시장 침체에도 불구, 전체 M&A 중 기술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대비 오히려 증가(15.4% → 22.4%)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Ernst&Young에서 46개국 글로벌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향후 1년 내 M&A에 적극 나설 계획’이며, 38%가 코로나19 M&A 전략으로 ‘인수대상 기업의 가치하락을 노린다’고 응답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포스트-코로나 M&A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M&A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2009년 M&A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7% 축소되었으나 M&A 대상기업의 가치평가도 40% 가량 하락하여 우량기업을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다만 매물기업의 낮은 가치평가는 2010년에 V형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가파르게 회복되는 회복 양상을 보였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수기업 M&A에 성공한 기업들은  일반기업들 대비 약 3.2배 더 높은 총주주 수익률을 나타냈다.전경련은 그동안 IT산업의 판도를 바꿨던 미국 IT 기업들의 혁신사례는 M&A가 기반이 되었던 만큼, 코로나 이후 M&A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은 M&A 시장이 위축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활용해 M&A전략을 적극 추진, 중국 해외M&A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05~’07년) 세계 M&A의 0.6%를 차지했으나, 금융위기(’08~’11년)를 기점으로 7.3%로 약 12배 급증했다. 금융위기시 M&A가 에너지·자원 확보 및 제조업 기반 강화 중심이었다면, 이후에는 첨단기술 획득을 통한 산업고도화 수단으로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IT 대표기업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현재 세계 시가총액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非미국기업 2개사로 성장했다. 지난 10여 년(‘08~‘19.2월) 간 M&A·투자 건수는 텐센트 713건, 알리바바 502건에 달한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 침체(-32%)에도 중국의 M&A 활동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상반기 M&A 거래규모는 전 세계에서 가장 타격이 적은 전년대비 7% 감소(770건 → 713건) 에 그쳤다.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기업이 정리된 반면, 새로운 기회의 발생으로 신산업 관련 기업이 크게 성장했다.


현재 코로나 위기 뒤에도 산업계의 글로벌 지각변동에 따른 황금기회가 곧 올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경제가 크게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M&A 활성화를 적극 고려해 볼만 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이코노미 시대 기술 M&A는 글로벌기업의 핵심 성장전략으로, 중국은 블랙홀처럼 글로벌 첨단기업들을 빨아들이고 구글, 애플, 아마존 등도 M&A로 신성장동력 확보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이루고 있다”며 “그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M&A 활용전략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해외 유수의 기업이 그러하듯 M&A를 기업의 성장전략으로 인정하는 문화와 함께 지주회사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허용을 하루 빨리 제도화하는 등 기업 M&A에 최대한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르포>어둠의 시대, 동네에서 발견한 '참된 교회' [뉴스21 통신=홍판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다운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흔하다. 그러나 기자가 살고 있는 의왕시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지역을 밝히는 공동체를 만났다.예배당 없이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의왕우리교회(담임목사 온기섭)가 바로 그곳이다. 의왕우리.
  2. 공무원 사칭 사기 기승… 제천·단양서 연이어 발생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충북 지역에서 공무원 사칭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납품업체들의 주위가 요구되고 있다.최근에는 제천시에 이어 단양군에서도 군청 재무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가 실제로 시도됐다.단양군의 한 환경업체 직원 A 씨는 지난 12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부재중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자신을 “재무과 직...
  3.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ㅂㄴ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반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는 11월 12일(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구1동의 대표 명소와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애어린이집, 파랑새생태유치원, 햇살지역아동센터, 나토얀태권도...
  4. 제천시, 지방도 포장공사, 공사 후에도 ‘비포장 수준’…부실시공 논란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5호선 합류로 구간이 최근 진행된 포장 공사 후에도 도로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한 상태를 보이며 운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취재진이 확인한 현장 사진에서는 포장 장비와 덤프트럭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공사가 끝난 구간은 새로 포장된 도로라고 보기 어려울 정...
  5. 이재명 대통령, “국가 전체 위한 피해 입은 경기 북부, 문제 신속 처리하겠다”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북부에 집중된 미군 반환 공여지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해당 지자체들은 숙원 사업이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일부는 더 파격적인 지원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이 대대통령은 지난 14일 경기 파주시에서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
  6. 파주시 단수 이틀여만에 해소…16일 오전 전역 수돗물 공급 재개 파주시청 전경. 파주시 제공지난 14일 시작된 파주지역 단수가 이틀여가 지난 16일 오전 정상화됐다.파주시는 광역상수도관 누수 사고로 교하동, 운정동, 야당동, 상지석동, 금촌동, 조리읍 등지에서 이어졌던 대규모 단수가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시는 관로 압력 변화로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 탁수 현상이 발생할 가..
  7.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서부라이온스울산서부라이온스클럽은 11월 13일(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남구 봉월로38번길 15에 위치한 ‘참좋은세상 무료급식소’에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11월 배식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에는 김두경 회장님을 비롯해 정상훈 3부회장님, 고문님, 자문님, 그리고 여.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