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구청 잔디광장에 알록달록 나비 의자가 놓인다. 부평숲 인천나비공원에서 근무하는 김윤철(50) 주무관의 작품이다. 김 주무관은 재료만 주어지면 목공, 디자인, 미술, 용접까지 무엇이든 만들어 내는 다재다능한 ‘금손’으로 통한다.
김 주무관은 지난 4월부터 폐자재와 목재를 이용해 의자 20여개를 만들었다. 부평 캠프마켓, 만월산 터널 앞, 삼산 여울 먹거리촌, 후정공원 등 요즘 부평구에서 새로 설치된 의자들은 모두 김 주무관의 솜씨다. 그가 올해 절감한 예산만 따져도 1천만 원에 이른다.
“업체에서 만들면 페인트가 다 떨어지거나, 비가 오면 물을 먹곤 하죠.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어요.”
김 주무관은 청각장애인이다. 3살 때 불의의 사고로 청각을 잃었다. 보청기도 제대로 없던 시절이다. 사회는 비정했다. 남 보다 1년 늦게 간신히 입학한 학교에서도 장애를 이유로 억울함을 견뎌야 했다.
“선생님이 못 알아듣는다고 때리기도 했지요. 억울했어요. 그때 미술이 제 안식처였어요.”
김 주무관은 학원과 화실에서 미술을 배웠다. 집안 사정은 넉넉지 않았지만, 학원비를 절반으로 깎아준 스승이 있었다. 일주일 내내 화실에 앉아 자신을 달랜 20대 초반이었다.
그는 이후 인테리어 목수, 웹 디자이너 등 여러 직장을 옮겨 다녔다. 장애가 항상 발목을 잡곤 했다. 그럴 때마다 잠시 쉬어가곤 했다. 결국 그가 6년 전부터 정착한 곳이 바로 부평숲 인천나비공원이다.
이제 김 주무관은 나비공원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의자, 나비 생태관, 매점, 쉼터, 포토존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나비공원을 찾는 이들은 그의 작품 앞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다.
“저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어릴 적 화가로서 비엔날레에 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장애와 가난이라는 한계가 있었어요. 이제 나비공원에서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의자는 이제 부평구 곳곳을 수놓고 있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역시 ‘예술가’이다.
“퇴직하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맥가이버처럼 도와드리고 싶어요. 돈은 안 받아도 쌀이나 감자는 받을 생각이에요. 물론 저는 화가로도 살고 싶어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나가고 싶다는 꿈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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