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수익률 덫' 태백 라마다, '사은품 콘도' 미끼 '쪼개기 등기' 사기극… 1910명에 500만원씩 뜯어내
  • 서민철 사회1부장
  • 등록 2025-07-12 07:22:01
  • 수정 2025-07-12 10:18:52

기사수정

[서울-서민철 기자] 연 12%에 달하는 높은 확정 수익률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했던 '라마다 강원 태백 호텔앤리조트'가 끝없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미완공된 부대시설과 폭락한 객실 가치로 기존 수분양자들이 신음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보험회사 사은품 콘도 이용권'을 미끼로 활용한 '쪼개기 등기' 사기 의혹까지 불거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기극으로 무려 1910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1인당 5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환상'이었던 확정 수익률, '현실'은 투자금 매몰


태백 라마다 호텔은 한때 '알짜 투자처'로 홍보됐지만,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약속된 수익금은 감감무소식이다. 투자자들은 원금은커녕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다. 수영장과 컨벤션 등 핵심 부대시설은 여전히 미완성 상태이며, 1억 원을 호가했던 객실은 경매 시장에서 1천만 원대에도 유찰되는 등 처참한 상황에 직면했다.


'사은품 콘도' 노려 접근교묘한 '쪼개기 등기' 사기극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기 의혹이 터져 나왔다. 호텔의 관리단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운영사 측이, 법원 경매 등을 통해 확보한 8평형 객실 6개를 총 6천만 원에 낙찰받았다. 그런데 이들이 이 6개의 객실을 무려 1910명에게 각각 200만 원에 재판매하며 '개별 등기'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여기에 다양한 명목으로 추가금을 납부해 1인당 500만 원 가까이 지불했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방식은 매우 교묘했다. 사기범들은 과거 보험회사에서 사은품으로 제공했던 콘도 이용권 정보를 불법적으로 입수, 이를 활용해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태백 라마다 호텔 객실을 분양받으면 전국에 있는 라마다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며 허위 과장 광고를 일삼았고, 심지어는 분양 업체가 마련해 준 다른 지역 호텔에서 며칠간 숙박하게 해주는 '체험'까지 시켜주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허물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직접 해당 호텔에 문의한 결과, 그 호텔들은 라마다 체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기망 행위가 여실히 드러났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개별 등기'막대한 투자금은 어디로?


8평 객실 6개를 1910명이 각각 '개별 등기'를 받는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불가능한 약속이다. 1개의 8평 객실에 300명 이상의 소유자가 등기되는 기형적인 형태는 실질적인 소유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 이는 사실상 투자자들에게 명목상의 소유권만 부여하고, 실제로 객실을 이용하거나 처분할 권리는 박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운영사가 6개 객실을 6천만 원에 낙찰받은 뒤, 1910명으로부터 1인당 5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받아 총 95억 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자금을 모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투자금 대비 터무니없는 차익으로, 전형적인 다단계 또는 폰지 사기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투자자들의 돈으로 이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단순히 자금을 편취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


끝없는 투자 피해 사슬수사 당국의 철저한 진상 규명 시급


이미 한 차례 큰 투자 손실을 경험한 태백 라마다 호텔 수분양자들에게 또다시 터진 이번 사기 의혹은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다. 불법적인 개인 정보 취득, 허위 광고, 그리고 실현 불가능한 '쪼개기 등기' 약속까지, 이번 사건은 조직적인 사기 범죄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경찰 등 사법 당국은 이번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하여 더 이상의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또한, 분양형 부동산 투자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과 허점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스타필드 빌리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서울 서래마을 인기 베이커리 카페 ‘아티장베이커스’ 개점 [뉴스21 통신=추현욱 ] 스타필드 빌리지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을 보였다.3일 가오픈한 운정점 내부는 파주 시민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고객이 대다수였다. 반려견과 찾은 고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실제 운정점은 기존 스타필드와 달리 아이 .
  2.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3. 강동구 복지단체 - 취임식과 송년회를 성황리에 마치다 지난 12월1일(월) 강동융복합복지네트워크 [김근희총회장 취임식 및 송년회]가 만나하우스에서 성황리에 치루어졌다. 식전행사로 김희옥(전.송파구립합창단원)의 ‘님이오시는지. 에델바이스’와 최주희가수의 ‘백년살이’ 열창에 이어 손재용 수석부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이 날 행사엔 강동구 이수희구청장. 조동탁구...
  4.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취약계층 김장김치 지원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한상준, 박두진)가 5일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 70세대에 김장김치를 전달했다.이날 협의체 위원들은 지난 8월에 직접 심어 수확한 배추로 김장김치를 담갔다. 이어 대상 세대를 방문해 김장김치를 전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한상준 위원장은 “이번 사업이 물가 ...
  5. 울주군보건소, 정신재활시설 좋은친구들 그림책 전시회 개최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보건소가 지역 정신재활시설인 ‘좋은친구들’이 5일 남구 민간 전시공간에서 정신장애인이 만든 그림책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좋은친구들은 울주군보건소의 지원을 받아 정신장애인의 사회적응력 향상과 창의적 여가활동을 위한 ‘In My Book:마음 엮어 책한권(그림책 창작 프로그램)’을 운.
  6. 제천경찰, “술 마시고 운전하면 끝까지 잡는다”… 연말연시 ‘전방위 초강도 음주단속’ 돌입 충북 제천경찰서가 연말연시 음주운전 사고 위험이 커지는 시기를 맞아 내년 1월까지 사실상 ‘전면전 수준’의 초강도 음주운전 단속을 시행한다.경찰은 3일 “제천 전역에서 시간·장소 불문 불시 단속한다”며 “연말 분위기에 기대 운전대를 잡는 어떤 음주 운전자도 예외 없이 적발하겠다”고 강한 경고를 보냈...
  7. S-OIL,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 전달 ▲사진제공:울주군청 S-OIL 울산공장이 5일 울주군 온산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준호 온산읍장, 박성훈 S-OIL 상무, 박광철 온산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양호영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금은 온산읍 내 복지위기가구 및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