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 만료 이후 법적 정당성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전문가와 정부 장관들의 권고가 준비된다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해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미래 협정을 체결할 경우 서명 주체의 정당성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논의하는 ‘전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군’ 배치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외국의 군사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유럽이 러시아를 배제한 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2022년 이스탄불 협상 내용을 토대로 해야 실질적 진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인도와의 협력도 강조했다. 러시아와 인도가 극동·북극 지역 자원 개발과 석유 수출 확대에 협력하고 있으며,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를 둘러싼 인도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양국의 협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은 중국, LNG 최대 구매자는 EU”라며 미국의 비판에 반박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도 자이샨카르 장관을 접견했으며, 연말 푸틴 대통령의 인도 방문 문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