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신혼여행과 가족여행지로 각광받던 괌이 최근 항공사와 여행객 모두에게 외면받는 ‘적자 노선’으로 전락했다. 높은 환율과 부담스러운 현지 물가로 관광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일부 항공사는 노선 운항을 아예 중단하는 상황이다.
올해 17월 인천괌 노선 여객 수는 약 37만8천 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66만9천 명)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Guam Visitor Bureau 통계에 따르면 일본 관광객은 10년간 85%, 한국 관광객은 5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업계는 원화·엔화 약세로 괌이 “비싼 목적지”가 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항공사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항공은 인천~괌 노선을 13년 만에 중단했고, 티웨이항공도 10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운항을 멈추기로 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2019년 대비 90% 이상 좌석 공급 유지” 조건 탓에 오히려 운항을 늘려야 하는 기형적 구조에 놓였다.
한편, 괌의 빈자리는 오키나와, 세부, 타이완 등 인근 휴양지가 채워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저렴한 물가와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앞세워 괌의 전통적 수요층을 흡수하며 새로운 대안지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괌은 지리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와 현지 물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지속 가능한 관광 전략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추락세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