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무대로 숨 가쁜 양자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푸틴은 네팔 총리와 만나 교육·문화 분야 인적 교류 확대를 약속했고, 이란 대통령과는 “인도적 협력 심화”를 강조하며 전략적 밀착을 다졌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는 공개적인 포옹과 리무진 동승으로 ‘특별한 동맹’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 같은 행보는 서방 제재와 외교 고립을 돌파하려는 푸틴의 전형적 ‘보여주기식 외교’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들과의 공개적인 친밀감 과시는 러시아가 여전히 비서구권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국내 정치용 메시지 성격도 짙다.
특히 미국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인도,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이란, 개발협력을 확대하는 네팔은 러시아 입장에서 서방과 균형을 맞출 상징적 파트너로 꼽힌다. 푸틴이 이들 정상과 차례로 회동하는 장면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관심은 앞으로다. 이번 SCO 회의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한다. 이미 ‘북·중·러’ 협력 구도가 국제사회의 뜨거운 화두인 만큼, 푸틴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고 실제 조우가 성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