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db 갈무리
[뉴스21 통신=추현욱 ]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고자 생산능력 확충에 사활을 걸었다. SK하이닉스는 다가올 인공지능 추론 시대를 대비해 차세대 메모리 생태계 표준 선점에 나섰다.
지난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인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능력 확보에 돌입했다. 시장 변화에 맞춰 생산 라인을 기민하게 전환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원래 평택 4라인(P4) 일부를 파운드리 전용으로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운드리 업황 회복이 더뎌지고 인공지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자 해당 공간을 메모리 전용 라인으로 과감하게 변경했다. 연내 구축을 마무리하고 쏟아지는 시장 수요를 모두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곳에는 10㎚급 6세대 1c D램 공정이 가장 먼저 도입된다. 라인 안정화 이후 양산이 본격화되면 P4 라인에서만 월 10만에서 12만 장 규모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연말 예정이었던 신규 P5 라인 골조 공사도 3분기 안으로 앞당겨 마치고 장비 발주를 서두를 계획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물량 요구를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으로 소화하겠다는 포부다. 파운드리 사업은 올해 하반기 가동을 앞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집중한다.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 수주를 통해 2㎚에서 10㎚급 선단 공정 가동률을 높이는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삼성전자가 당장의 생산능력 극대화에 집중하는 사이 'SK하이닉스'는 미래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권을 쥐기 위한 장기전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스크 본사에서 행사를 열고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인 고대역폭플래시(HBF) 글로벌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인공지능 산업의 중심이 거대언어모델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론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추론 시대에는 수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므로 막대한 용량과 전력 효율성이 필수적이다. 기존 메모리 구조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고대역폭메모리는 속도가 빠르지만 용량 대비 가격이 높다. 반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용량은 넉넉하지만 인공지능 연산을 감당할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
HBF는 이 두 제품 사이의 격차를 메워주는 새로운 계층의 메모리다. 두 제품의 장점만 결합해 전체 운영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성능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핵심 열쇠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 산하에 전담 조직을 구성해 HBF를 업계 표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자사가 보유한 압도적인 고대역폭메모리 기술력과 샌디스크의 낸드플래시 노하우를 합쳐 다가올 복합 메모리 솔루션 시대의 규칙을 직접 제정하겠다는 목표다.
고대역폭메모리 물량전에서 압도적인 생산능력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삼성전자와 추론 시대의 청사진을 앞서 제시하며 생태계를 확장하는 SK하이닉스의 행보가 대조적이다.
두 기업의 치열한 맞춤형 전략이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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