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 표명했다. 그는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리더를 선출하는 절차를 개시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은 내각제 국가로, 다수당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므로 자민당 총재 교체는 곧 총리 교체를 의미한다. 이로써 일본 정계는 사실상 새로운 총리 선출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해 정계 입문 38년 만에 총리에 올랐지만, 불과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그는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후진에게 길을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일단락된 것도 퇴임 시점을 앞당긴 배경으로 꼽힌다.
퇴임 회견에서 그는 “일본 경제 안보 기반을 위한 주춧돌은 놓였지만 국민 불신을 불식하지 못한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말하며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을 언급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시아 각국과의 연대를 강화했다”며 외교적 성과도 되짚었다.
차기 총재 선거는 이르면 이달 하순, 늦어도 내달 초중순에는 치러질 전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고이즈미 신지로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이 차기 주자로 거론되며, 일본 정계는 다시 한 번 권력 구도 재편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