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통해 약 7천억 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직접 조달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PRS 계약을 추진 중이다. 조건은 2년 만기, 민평금리+70bp(5.85%) 수준의 이자율이며, 10월 5일 투자 확정이 예상된다.
PRS는 일정 기간 후 기초자산(자회사 주식)의 주가 변동분을 정산하는 계약으로, 기업은 회계상 부채 증가 없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자는 수수료와 기본 수익을 확보하는 대신 주가가 하락하면 기업이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즉, 에코프로가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을 확신해야만 가능한 방식이다.
에코프로는 이번 자금을 **해외 자회사 투자(1,400억 원 규모)**와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의 증자 참여를 위한 ‘실탄 확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에코프로가 시장에 “에코프로비엠 지분 매각 의사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며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이번 결정은 녹록지 않은 자금 사정을 반영한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2024년 나란히 영업적자로 전환했고(에코프로 2,930억 원, 에코프로비엠 341억 원),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유동성 차입금만 5천억 원을 넘는다. 여기에 1,050억 원 규모 영구채 콜옵션 행사 부담까지 겹쳐 유동성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존 회사채 발행도 순탄치 않았다. 올해 2월 최대 800억 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예측은 목표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 6월 신용등급 하락 이후에는 사모채 140억 원 발행에 그쳤다. 총차입금은 2021년 말 1조 원대에서 올해 1분기 3조 6,8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성 차입 확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 않는 PRS가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반면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영업이익 49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규 고객사 확보와 고전압미드니켈(HVM) 양극재 개발 등으로 하반기에도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회사 에코프로가 자회사 주가 회복을 확신하기에 PRS라는 방식이 가능했다는 해석도 덧붙는다.